感情에 향유를 ...
나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위기는
감정의 공복에 이르는 일이다.
노래하는 사람이 성대를 아끼듯이
영의 현존아래 자신을 두려는 이에게는
감정을 잘 다스려야만 한다.
되도록 풍요롭고 절실하게
그리고 맑고 순수하게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감정을 잘 먹여 혼탁한 오염에 빠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면서
때때로 무력과 체념이 손잡으려는 유혹을
감내하기 위해 견딘다.
선택의 영역에선 언제나
편한 쪽에 무게를 두려는 몸의 요구와 마주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영으로부터 혼을 받으며
이를 통해 다른 이들을 먹이기도 한다.
먹이면 먹일수록 자신의 풍요를 더 얻는 신비한 그릇
하지만 감정의 현실은 모순과 불균형에 아프기를 잘하고
허락하는 한도를 넘어
탐욕과 이기심이 돌격을 해오는 수가 있다.
이로 인하여 평형이 깨어지면
넘치거나 심각한 냉각으로 수축되어
조절의 영역이 더 이상 자신에게 없음을 절감한다.
이때 드리는 간절한 기도
자신의 힘으로 무엇을 보태려는 노력보다
덜어내어 가볍게 만드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함을 스스로 깨닫는다.
가장 진지한 열정
가장 헌신적인 연소야말로
육화를 드러내는 도구가 됨을 더욱 확실히 알아차리며
영의 현존아래서 조용히 마음을 맡긴다.
내 감정의 처소에는 그분이 계시다.
흐르는 내 눈물을 닦아주시고
내 상처를 싸매주시며 흔들릴 때마다 손을 내미시는 분
아픈 가슴에 향유를 발라 살려내시는 분
그분이 나의 아버지시다.
나의 친구요 연인이시며 구원자시다.
잠시의 휴식이 없는 감정의 가동이란 얼마나 피로한가!
수확 없는 투자를 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긴장하면서 목이 탄다.
그러면서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줄기 빛을 찾아
먼 길을 간다.
생애라고 부르는 그 아득한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