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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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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신 것은 공적인 드러냄은 아니고

사적인 드러냄 또는 사적 계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보여주신 이유나 목적도 사적이라고 저는 생각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많은 제자 앞에서 그리고 열두 사도가 모두 있는 곳에서

당신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드러내시지 않았으니 공적인 드러냄은 분명 아니지만

세 제자만을 위해서 특별한 현시를 하신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물론 개인을 위해서 사적 계시를 하시기도 합니다.

계시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다면 깨달음을 사적으로 주시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그 개인을 위해서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 제자에게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이신 것은 다른 이에게는 보여주지 않고

그들에게만 보이신 것이니 특별한 은혜인 것은 틀림없지만

사적인 것이 아님은 물론 지금을 위해 주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주신 은혜라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러니까 개인을 위한 것도 아니고 지금을 위한 것도 아니라면

미래의 제자들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미래 공동체가 함께 어려움에 처할 때,

그렇게 대단하시던 주님이 힘없이 돌아가셨을 때,

그래서 주님을 중심으로 모였던 공동체가 뿔뿔이 흩어져

공동체가 무너질 지경이 되었을 때, 그때 지금 본 것을 떠올리라는 것입니다.

 

이분이 이렇게 초라하고 비참하게 돌아가셨지만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그리스도라는 것을 그때 기억하라는 것이요

낙심하고 포기하려는 다른 제자들에게는 힘이 되어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지금 본 것을 지금은 얘기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당신의 정체는 비밀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세 제자는 왜 그래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주님께서 하느님이 아닌 사람이 되신,

그 육화의 삶을 온전히 사셔야 하기 때문일 것이고,

제자들은 그 사랑만 기억하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라는 필리피서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인간으로 사실 때는 철저하게 사람의 아들이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님을 하느님께서는 들어 높이시고 우리는 그분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게 하셨다고 필리피서는 또한 노래하지요.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 그리하여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낮추시고 하느님께서는 높이셨습니다.

자신은 낮아지고 그리스도는 높아져야 한다고 세례자 요한은 얘기했습니다.

당신은 누구시오며 벌레만도 못한 나는 누굽니까 하고 프란치스코도 기도했습니다.

 

이 프란치스코가 우리에게 또 이렇게 권고합니다.

형제들이여, 하느님의 겸손을 보십시오.

그리고 그분 앞에 여러분의 마음을 쏟으십시오.

그분이 여러분을 높여 주시도록 여러분도 겸손해지십시오.

여러분에게 당신 자신 전부를 바치시는 분께서 여러분 전부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여러분의 것, 그 아무것도 여러분에게 남겨 두지 마십시오.”

 

이 프란치스코의 권고처럼 주님께서 우리를 높여 주시고 변모시켜 주시도록

우리는 자신을 오늘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위치시키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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