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은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곳으로
하느님의 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또한 성전의 주인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성전 세를 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 세를 내는지 묻는 이들과
낸다고 대답하는 베드로 모두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모르거나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성전 세의 문제는
단순히 의무 이행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오늘의 결론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 세를 내십니다.
당신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맞서
싸우시기보다는
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거부하는 것을 받아들이시는 것은
오늘 복음의 처음에 나오는
수난 예고와 같이 연결됩니다.
사람의 아들은
당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입니다.
무기력한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기력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거부하고 무시할 때,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는 우리는
그냥 그 상황에 주저앉아 버리고 싶습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를 거부하는 사람을 받아들일 힘이
우리 안에 별로 없습니다.
또한 그 사람이 나를 거부한다고
나도 그를 거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곤 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만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날 필요도 없습니다.
거부당하는 상황에서
거부당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하느님께서 함께해 주시는 것으로,
우리는 그 상황에 머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하나 둘 사라지곤 합니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하느님과 함께 평화 속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무기력하게 보이지만,
나를 거부하는 사람을 나도 거부하지 않는 것은
하느님의 방식입니다.
하느님의 방식을 선택할 때
우리는 하느님을 닮게 됩니다.
그것으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