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성모님도 함께 계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수 많은 제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요한만이 십자가 곁에서 성모님과 함께 있습니다.
기쁨의 순간은 함께 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영광의 순간에 그 영광을 함께 누리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고통의 순간에 함께 하려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고통도 버거운데
다른 사람의 고통까지 떠 안을 자신이 없습니다.
성모님과 요한이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서 계신다는 것은
그만큼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크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내가 대신 짊어질 수만 있다면
그 고통, 그 죽음까지도
대신 하고 싶은 사랑이 그 안에 있습니다.
성모님의 고통을 묵상하면서
성모님의 아들을 향한 사랑을 묵상하게 됩니다.
그 사랑은 예수님을 통해
제자인 요한에게 방향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사랑하셨던 것처럼
이제 요한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요한으로 대표되는 제자 공동체,
신앙 공동체로 확장됩니다.
즉 성모님께서 믿는 이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으로 우리 고통의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 힘에 겨운 일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고통스러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 고통 속에 나 자신이 혼자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우리가 결코 고통의 순간에
혼자 있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성모님께서 그 고통에 함께 하십니다.
더 나아가 우리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고통의 길에서
함께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십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랑 받는 사람들이며,
그 사랑은 또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하는 기도를 통해
이어집니다.
고통의 성모 마리아 축일에
성모님의 고통을 묵상하면서
우리를 향한 사랑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랑이 어둠에 빛을 주고
절망 가운데 희망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