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세 개를 꾸러 간 사람은
결국 그것을 얻어서 돌아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빵을 빌리고
나중에 다시 갚아줄 생각으로 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빵을 얻어 가지고 오는 상황에서는
갚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가 빵을 주면서
돌려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빨리 가지고 가라고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빵을 꾸러 간 사람의 마음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빵을 빌려도 그만,
빌리지 않아도 그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나를 위해서는
배고픔을 참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를 위한 것이기에,
친구가 배고픔에 잠을 설칠 것 같은 미안한 마음에,
그는 어떠한 말에도 물러나지 않습니다.
빵을 주는 사람이 아무리 심한 말을 해도
그는 친구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 상황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는 빵이 필요합니다.
친구에 대한 사랑과 절실함이 만나
결국 그는 빵을 얻게 됩니다.
오늘의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신 다음에
이어서 하신 말씀입니다.
하느님께 청하는 우리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말씀하십니다.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청원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노력만큼 결과가 없다고 생각하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 청원을 이어갈 힘을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한 자락 희망의 끈을
끝까지 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은
내가 빵을 가져다 줄 친구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내가 드리는 청원기도의 대상,
나는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에 따라
기도에 지치지 않고
그 기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한 기도 역시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 그 안에 함께 한다면
그 결과는 더 놀라운 것을
우리에게 가져올 것입니다.
응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지치기 쉬운 것이 또한 기도입니다.
연약한 인간이기에
무한정 기다리면서,
이루어주실 것에 대한 아무런 희망의 표지도 없이
기도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내 안에 있는 사랑의 마음을 볼 수 있다면,
그 사랑은
우리에게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희망으로
점점 바뀔 것입니다.
그 사랑과 희망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