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바자회는 하느님 은총과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과 봉사 덕분에 성황리에 아주 잘 끝났습니다.
날씨는 너무 화창하고 적당히 따듯했으며
많은 분이 바자회를 찾아와 주셨고,
봉사자들은 모두 기쁘게 봉사해주셨습니다.
옥에 티가 있었다면 민원 때문에 구청 직원이 와서 그만두라고 한 것인데
그런데도 큰 문제로 만들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다하고 끝을 잘 맺었습니다.
일은 이렇게 잘 마무리되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다음 날 미사 때 생겼습니다.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제 내부의 영적인 문제였지요.
하필 미사 중에 그 일이 떠오르며
그 구청 직원의 괘씸함이 눌러도, 눌러도 계속 생각나는 거였습니다.
그 어린 것이 화를 벌컥 그리고 먼저 낸 것과
구민에게 봉사해야 할 공무원이 마치 군림하듯이 행세한 것이 괘씸하여
한 번 찾아가 따지고 잘못했다는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그리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런 제가 너무 한심하고 그런 자신을 보는 것이 너무 슬펐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미사를 드릴 때 하느님께 마음을 쏟으라고 했는데
제 마음이 자꾸 그 애송이한테 가 있었고
하느님 사랑으로 충만해야 할 제 마음을
부정적 감정이 차지하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스럽습니까?
이런 저를 바오로 사도는 오늘 강하게 나무라는 듯합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아니어도
저는 자주 그런 생각을 하고 지향을 둬왔습니다.
이 나이를 먹어서도 시시하게 사소한 인간적인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자고.
하느님께 가야 할 나이에 인간 문제에 너무 많은 감정과 에너지를 뺏기지 말자고.
그런데 이렇게 지향을 두고 애를 쓰면 쓸수록 제 옆에
사탄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이 나이 들면서 점점 듭니다.
특히 형제들이나 신자들과 미사와 기도를 함께 드릴 때보다
혼자 드릴 때 하찮은 생각이나 감정이 많이 듭니다.
흔히 말하듯 제가 정신 무장이 되어 있다면
이런 것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텐데
저는 아직 정신 무장이 덜 되어있다는 표시겠지요.
이런 저와 우리에게 오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 무장하라고 합니다.
형제 여러분, 주님 안에서 그분의 강한 힘을 받아 굳세어지십시오.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그런데 하느님의 무기가 무엇입니까?
그것을 바오로 사도는 오늘 여러 말로 하고 있지만
제가 그것을 한마디 말로 줄이면 바로 성령 무장입니다.
정신 무장이라는 일반적 용어를 신앙적 용어로 바꾸면 성령 무장일 것이고,
예수님께서 광야에 나가 대적하실 때 성령의 인도를 받아 나가셨듯
악령과 사울 때는 성령의 인도를 받고 성령으로 무장하고 싸워야 합니다.
성령 충만,
성령 무장을 마음에 새기는 오늘 우리입니다.
어린 구청직원의 횡포가 있었군요~^^ 고런 괴씸한xx
그래도 잘 마무리 된 것으로 위로 삼으세요~^^
모든 시름 푸른 가을 하늘에 날려 버리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주님과 기쁨 누리세요.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