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성전이 무너질 것을 예고하시면서
세상도 무너질 것을 예고하십니다.
마지막이 다가온다는 것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 때문에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속이는 자들이 나타나고,
전쟁과 반란이 일어나며,
천재지변도 생길 것입니다.
박해가 있을 것이고
가족 사이에서 분열과 미움이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잘 대비하기 위해서
고통 없이,
적어도 고통을 적게 받으면서 맞이하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인간적인 노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그러한 일들은 과정으로서 반드시 일어나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라고,
우리가 거기에서 무너져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무너져 내리지 않고
꿋꿋하게 서 있을 수 있는 힘을
하느님께서 직접 주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정도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보호를 믿고,
그 약속을 믿을 때
두려움 없이 그 상황들을 직면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인내입니다.
그 상황 속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힘으로 두려움의 상황에 머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강하고 약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 청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하느님과의 관계에 머물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그 상황들은
우리가 생명을 얻어 누리는 기쁨으로
바뀌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