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말로
천사는 마리아와의 대화를 끝냅니다.
하느님의 힘으로 처녀가 임신하게 되고
아이 못낳는 여자도 임신하게 됩니다.
마리아가 처녀의 몸이었다는 것은
우선 마리아의 말에서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남자를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에 앞서 또 하나의 증거는
천사가 찾아간 곳이 마리아의 집이라는 사실입니다,
마리아는 약혼은 했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요셉과 함께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복음사가는 요셉의 집이 아니라
마리아의 집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혼자 실행하시기를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마리아와 비교하는 대상은
즈카르야입니다.
즈카르야의 경우도 결국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이루어졌지만
그는 벙어리로 지내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지만
굳이 인간에게 물어보십니다.
당신의 뜻을 반대하는 사람을 벌하시기 위해서
시험하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대화 동반자로 우리에게 당신의 뜻을 알려주시고
자발적으로 그 뜻을 따라오기를 기다리십니다.
비로 우리가 하느님과 비교했을 때
한갖 피조물일지라도
우리는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는 대상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그 뜻을 이루어가는 동반자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의 약함,
그 약함으로 저지른 잘못을 생각한다면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이
아무 조건 없이 우리에게 다가오신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처럼 생각됩니다.
더욱이 하느님께서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당신의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우리의 응답이 없어도
우리가 그 사랑을 거부해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사랑을 받아들인다면
그 사랑은 우리 안에서
충만함으로 꽃피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