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76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지난 주 저는 선교사 형제들과 피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 피정 집에 다른 분들도 같이 피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나환자 분들인데
아주 많은 분들이 오셨고 모두 몸이 불편하여
저희가 식사와 설거지를 거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식탁 봉사를 했는데 손가락들이 없어
자기 식판을 들고 갈 수 없는 분들의 식판을 들어다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분 중 한 분이 바깥으로 나가며 그리로 식판을 가져오라하고
거기까지 따라가 갖다드리니 놓고 가라고 하며
저를 종 부리듯이 하고는 아무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불쾌한 마음이 잠시 들었지만 저의 겸손치 못함을 즉시 뉘우치고는
이제 그분의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수도복을 입었거나 성직자 셔츠를 입었으면
아마 제가 식판을 날라드리는 것을
한 편 미안해하고 다른 한 편 아주 고마워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허름한 옷에 앞치마까지 걸치고 식복사를 하고 있으니
별 볼 일 없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분에게는 허름한 옷에 제 신분이 감추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만일 하느님이었으면 하느님이 감추어 계신 것이지요.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감옥에 갇힌 이, 굶주리는 이, 헐벗은 이가 바로 당신이라고.

오늘 즈카르야서를 보면
시온과 예루살렘보고 기뻐하고 환성을 올리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의롭고 승리하시는 임금이 오시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분이 오시기는 하는데 겸손하시어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어린 나귀를 타고 입성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겸손하게 오시는 분을 어떻게 알아보겠습니까?
임금은 적토마를 타고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올 것이라는,
그런 고정 관념 또는 매우 세속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임금께서 자기를 찾아오는 기쁨과 은혜로움은 도저히 맛볼 수 없지요.
겸손하게 오시는 주님은 겸손한 사람만 볼 수 있습니다.
교만한 사람,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겸손하신 주님은 숨어 계시고 감추어 계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숨어계시고 감추어 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당탕퉁탕 당신을 드러내시는 분이 아닙니다.
엘리야가 호렙 산에서 하느님을 체험할 때 하느님은
크고 강한 바람이나 지진이나 불 길 가운데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소리는 조용하고 여렸습니다.
하느님은 너무도 겸손하셔서
아니 계신 듯이 계시고, 미소한 것 안에 숨어 계십니다.
힘을 과시하고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 가운데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힘을 과시하고 큰 소리 내는 사람만 보고,
하느님을 보지 못합니다.

오늘 즈카르야서는 이어서 어린 나귀를 타고 겸손하게 오신 임금이
병거와 군마를 없애시고 세상에 평화를 주신다고 하는데,
병거와 군마를 믿는 사람에게는 당신을 감추시고 평화도 없다십니다.

오늘 복음도 같은 맥락입니다.
주님은 안다는 사람과 똑똑하다는 사람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이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러면서 당신은 마음이 겸손하고 온유하다고 하시며
당신에게 와서 안식을 누리라고 초대하십니다.
평화와 안식은 이렇게 하느님 안에 머무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그런데 머물기에 앞서 겸손하게 오신 하느님을 알아봐야 합니다.
그런 다음 겸손하게 오신 하느님께 겸손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다 당신께 오라고 초대하시는데,
고생하고 무거운 짐 진 자로 겸손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마니또 2011.07.03 07:11:17
    평화와 안식 누리게 하시는 주님께 다가갑니다.
    아니 계신듯 계시고 미소한 것 안에 숨어계시는 하느님.. 만나고싶어요^^
    신부님의 오늘 말씀이 저에게 따뜻한 위로와 새 힘을 줍니다.
    평안하시고 건안하신 7월되기를 기도해요~^^):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3Jul

    연중 제 14 주일- 겸손을 알아보는 겸손

    지난 주 저는 선교사 형제들과 피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 피정 집에 다른 분들도 같이 피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나환자 분들인데 아주 많은 분들이 오셨고 모두 몸이 불편하여 저희가 식사와 설거지를 거들었습니다. 저...
    Date2011.07.03 By당쇠 Reply1 Views876
    Read More
  2. No Image 02Jul

    깨끗하신 성모 섬심 축일- 깨끗하다 함은

    교회는 성모님과 관련한 축일을 예수님 축일과 연결 지어 지냅니다. 예수 성탄 축일과 성모 성탄 축일. 예수 승천 축일과 성모 승천 축일. 십자가 현양 축일과 성모 통고 축일 등 이렇게 지내는 축일이 수두룩합니다. 오늘 지내는 티 없으신 성모 성심 축일도 ...
    Date2011.07.02 By당쇠 Reply1 Views976
    Read More
  3. No Image 01Jul

    예수 성심 대축일- 같이 아파하는 사랑

    성심, 거룩한 마음이란 어떤 마음일까? 옹졸한 마음, 사악한 마음이 아닌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그렇다면 마음이 넓고, 선량하면 거룩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 안에 그것들도 포함되기는 하겠지만 정곡을 찌르는 것은 아닌 것 ...
    Date2011.07.01 By당쇠 Reply0 Views1022
    Read More
  4. No Image 30Jun

    연중 13주 목요일- 평상을 같이 드는

    예수님 당시는 병을 죄와 연관 지어 하느님의 벌로 여겼지만 요즘은 병을 죄의 벌로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죄와 병의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저는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죄를 지었기에 하느님께서 벌로 병을 주셨다는 뜻은 아니고, 하느님께서 벌주...
    Date2011.06.30 By당쇠 Reply0 Views800
    Read More
  5. No Image 29Jun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반석은 못되어도 밑돌은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 우리는 매우 인간적인 생각으로 주님께서는 어찌하여 시몬을 반석 삼아 교회를 세우셨을까 의아해하곤 합니다. 가문으로나 능력으로나 더 훌륭한 사람을 내세울 것이지 어찌 그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을 내세우셨는지 ...
    Date2011.06.29 By당쇠 Reply1 Views935
    Read More
  6. No Image 28Jun

    연중 13주 화요일- 하느님 없는 두려움

    제가 부산 영도의 한 본당에서 사목을 할 때입니다. 아주 강한 태풍이 부산을 강타하였습니다. 저녁 미사와 모든 모임이 끝나 신자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저 혼자 성당에 남아 성당 문단속을 하는데 얼마나 비바람이 거센지 성당 창문들이 다 떨어져나갈 듯하였...
    Date2011.06.28 By당쇠 Reply2 Views908
    Read More
  7. No Image 27Jun

    연중 13주 월요일- 주님을 따름은.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오늘 특별히 이 말씀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나는 이 율법학자처럼 따를 의지가 있는가? 따를 의지가 있더라도 나는 따를 수 있을까? 그러면서 복음의 이 율법학자는 몇 살쯤 먹었을까도 궁금했습니다. ...
    Date2011.06.27 By당쇠 Reply0 Views82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31 1132 1133 1134 1135 1136 1137 1138 1139 1140 ... 1373 Next ›
/ 137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