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을 보며 저 자신을 크게 반성합니다.
특히 저의 신원 의식에 대해 크게 반성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이 사람들 곧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당신의 어머니요 형제들이라고 하시는데
나는 과연 예수님의 형제요 어머니인지 반성이 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어머니 마리아도 당신도 다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한 분들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하시는 말씀이지요.
어머니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하느님 뜻을 알게 되었을 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하며 하느님 말씀을 그 자리에서
걷어차지 않고 주님의 종이니 그대로 이루어지라고 하셨지요.
그리고 주님도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라는
오늘 히브리서 말씀처럼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당신 사명으로 삼으셨고 그래서 아버지 뜻이 당신 뜻이었지요.
하느님의 참 아드님이신 주님은 아버지의 뜻이 당신 뜻이었고,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그런 일을 하셨고 그런 삶을 사셨습니다.
이런 마리아와 주님과 저를 비교할 때 저도 말로는,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면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주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고 프란치스코의 말을 인용하여 자주 떠들어대고 있고,
또 매일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고,
제 안에서도 이루어지라고 주문 외듯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당신의 뜻은 당신이 알아서 이루시라고 하는 것이지,
여기엔 예수님처럼 내가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아들이 되려는,
아들은 못 되어도 도구는 되려는 의지와 진정성이 없습니다.
저는 인사이동과 같이 굵직한 일에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려고 하지만, 일상의 작은 일들을 할 때는,
예를 들어 반찬을 먹거나 물을 먹을 때는 거의 대부분
하느님의 뜻이 무엇일까 아무 생각 없이 저 좋을 대로 먹고 마십니다.
이것을 놓고 볼 때 저는 주님처럼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신원 의식이 없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또는 “나의 아버지”라고 기도하지만
하느님은 진정 나의 아버지라는 의식이 없거나 약한 것이고,
그러니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신원 의식이 없는 셈입니다.
그러니 기도에 앞서 주님의 어머니라는 신원 의식,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신원 의식을 가져야겠습니다.
이것을 뼈아프게 성찰하고 반성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