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0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만물의 근원이 불'이라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 전 6-5세기경)가 주장했다던가요.

아마도 지구가 태양이라는 불과 함께 약 46억년 전에 태어났고, 인류가 있어 온 후 불에 대한 효용성을 두고

그렇게 간파한 것은 어쩌면 지당한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예전에 접한 것중에 '배화교'라는 종교가 생각납니다.

불과 태양과 별을 신으로 숭상한 '조로아스터교'라고도 한 이 종교는 1,300년이라는 오랜 세월(고대 페르시아- 이슬람교-

중국 선교에까지)을 두고 융성했었다는 것을...

 

위의 예가 아니더라도 불의 효용성은 원시 인류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삶과 불과분의 관계에 있어, 늘 형이상학적인

기쁨과 더불어 하루라도 불 없이는 살아가지 못합니다. 삶고 볶고 튀기거나 조리며 덖거나 찌고 굽거나 데치며 지지고 끓임,

데침, ...등 불과 관련된 조리만 하더라도 얼마나 다양한지요.

 

'불'과 관련되어, 저는 의례이 '동재기' 어린 시절의 할머니가 떠오릅니다.

부엌엔 커다란 솥단지가 서너개 있어, 밥을 할때면 광에 잔뜩 쌓여진 나무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시던 할머니!

그림자처럼 할머니를 따라다닌 저는 "할머니, 제가 불 땔께요."하며 도우미로 나서 곤 했지요.

그런데 부지깽이 들을 때마다 매쾌한 연기로 코눈 바꿔 뜰새없이 온통 눈물을 흠쳐야 했던 기억!

아궁이 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불꽃과 그 화덕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어린 소년의 자화상이 연기 속에

아련히 떠오릅니다.

어쩌면 그 불꽃은 우주 창생에서 태양계 탄생까지 연이어 가능케 한 원초의 불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감지하게 됩니다.

 

그렇듯 나무로 불을 지펴 지은 솥단지 밥- 그 시절의 쌀밥은 고실고실하니 제 생애 단연 최상의 꿀맛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세월에 따른 숱하게 거듭된 쌀 종자의 변형 탓도 있겠지만, 맛과 질에 있어서 요즘의 쌀밥맛은 할머니가 지어주신 그 때의

맛을 전혀 따라잡을 수가 없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그리고 뜸드릴 때 앉혀놓는 할머니 특유의 계란 찜은 그 어느 요리와도 비견할 수 없는 단연 최고의 맛!

식구들이 계란찜을 다 먹은 후 남은 것에 밥을 비벼먹는 것도 항상 할머니가 허락해 주신 나 만의 일품!

 

불은 이렇듯 할머니와 함께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나의 형제!

그리운 할머니의 손길을 거친 따끈따끈한 아랫목처럼 세상의 온기를 한아름 안고 옛 이야기를 꽃피우는 고향 자매!

특히 추운 겨울이면, 온 식구들의 평온한 안식처가 되어 준 사랑의 근원!

 

온갖 피조물을 하느님 찬미에로 초대한 그 유명한 성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노래'에서

심금을 울리는 불에 관한 귀절을 떠올려 봅니다.

 

"내 주님! 당신의 모든 피조물 그 중에도,

언니 햇님에게서 찬미받으소서.

그로 해 낮이 되고 그로써 당신이 우리를 비추시는,

그 아름다운 몸 장엄한 광채에 번쩍거리며,

당신의 보람을 지니나이다, 지존이시여!

 

아리고 재롱피고 힘세고 용감한 언니 불의 찬미함을

내 주님 찬미를 받으옵소서.

그로써 당신은 밤을 밝혀 주시나이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한강의 잃어버린 보석들

    T 평화가 강물처럼...   내 고향 '동재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강이랍니다. 그리곤 웬지 마음 한구석 허전해지는...   저 어릴적 한강은 그 모습부터가 무척 달랐거던요. 지금처럼 바다같이 허허로운 일...
    Date2013.04.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2230
    Read More
  2. No Image

    어린 소나무들과의 재회

    T 평화가 온 누리에   며칠 전 짜투리 시간을 내어 성거산엘 갔었습니다. 성모상 주변이 너무 허전하여 소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좋겠다 싶어 지천에 자라고 있을 성거산의 어린 소나무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던 거지요.   그런데 서너살배기 소나무 ...
    Date2013.04.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2229
    Read More
  3. No Image

    할머니와 샘

    T 평화가 샘물처럼...   어린 시절, 세상에 대해 처음으로 제 의식에 자리잡은 것은 다름아니 '동재기 능말'(4-5살 무렵)이라는 곳의 할머니와 샘터이지요. 마을의 맨 위에서 두번째 집이었던 저희 집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샘물이 솟아나는 맑고 작은 샘터...
    Date2013.04.30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34
    Read More
  4. No Image

    정원을 가꾸며...

    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의 화초들에게 자연의 빗물이 수돗물보다 얼마나 시원할 건 지... 또 주일인 어제는 그동안 켜...
    Date2013.03.25 By김맛세오 Reply4 Views2800
    Read More
  5. No Image

    소철 이야기

    T 평화/ 선 제 방 창가엔 '사랑초'와 '(종류 이름?)키작은 란', 그리고 작은 '소철'- 세 종류가 있어 모두가 키우기에 그리 까다롭지 않답니다. 세 종류가 다 햇빛이며 물주는 양, 토양이 완전히 다른 식물들이니- 뉘 가르쳐준 것은 아니지만, 키...
    Date2013.03.25 By김맛세오 Reply0 Views3943
    Read More
  6. No Image

    불과 불을 지피시는 할머니

    T 온 누리에 평화 '만물의 근원이 불'이라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 전 6-5세기경)가 주장했다던가요. 아마도 지구가 태양이라는 불과 함께 약 46억년 전에 태어났고, 인류가 있어 온 후 불에 대한 효용성을 두고 그렇게 간파...
    Date2013.03.11 By김맛세오 Reply0 Views3056
    Read More
  7. No Image

    성거산의 도롱뇽

    T 온 누리에 평화 봄그리메가 드리워지는 성거산(聖居山)의 봄! 그곳이 무척 그리워집니다. 오늘이 바로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 나온다'는 경칩(驚蟄)이라지요. 절기라는 것은 엇비슷한 시기를 골라 어림잡아 정한 것이겠지만, 얼추 거의 정...
    Date2013.03.05 By김맛세오 Reply0 Views2992
    Read More
  8. No Image

    수덕사의 친구들

    T 평화가 강물처럼... 예나 지금이나 등산을 무척 좋아해 휴일이면 어김없이 기차나 뻐스를 타고 아니면 걸어서라도 멀고 가까운 아무 산으로 향하는 것이 저의 쉼 관행이지요. 한 10여년은 되었지 싶습니다. 그날은 새벽 첫 기차를 타고 수덕사...
    Date2013.03.05 By김맛세오 Reply0 Views2670
    Read More
  9. No Image

    닭대가리라구요? 천만에요...!

    T 온 누리에 평화. 대전 목동에서 수련받을 때(1977년)입니다. 수련소에 제법 큰 농장이 있고, 한 켠 구석엔 온갖 동물을 키우는 큰 울까지 있었답니다. 저는 동물들과 새들의 담당이어서 토끼와 다람쥐며 새들(금계, 은계, 장미계, 공...
    Date2013.02.04 By김맛세오 Reply0 Views3070
    Read More
  10. 한사랑공동체 윤석찬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신문기사

    평화와 선 행려자를 위하여 봉사하고 있는 작은형제회 윤석찬 프란치스코 형제님의 기사를 나눕니다. 기사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0511673&ctg=1700
    Date2013.01.30 By홈지기 Reply0 Views4481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