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오늘 주님께서는 기도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말씀하시며
올바른 기도에 대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우리의 기도도 잘못되었다면 바꾸라는 것이고,
회개의 사순 시기에 우리의 기도도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꾸라는 말씀인데,
이는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위선자의 기도와 단식과 자선을
나무라시며 바꾸라고 하신 주님 말씀의 연장선상입니다.
우리가 회개한다면 기도와 관련해서도 회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기도의 회개’ 또는 ‘회개한 기도’는 어떤 것이고,
올바른 기도는 어떤 것일까요?
우선 기도에 대한 잘못된 생각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말뿐이라는 생각,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
기도를 길게 하고 오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기도가 하느님과의 대화이기도 하니 말이 없을 수야 없지만
말만이 기도가 아니고 말 없는 친교와 통교도 기도이며,
말없이 그저 함께 있는 것도 기도이며
그러므로 무엇보다 사랑이 기도입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친구와 연인을 봅시다.
그들에게는 만남이 중요하고, 함께 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말이 중요하고, 말을 많이 나누는 것이 만남의 목적이 아닙니다.
이들 사이에는 사랑에서 비롯된 서로 간의 믿음이 있고
사랑을 나누는 수단이 말 말고도 풍부하기에 말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말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 그러니까 사랑도 진실도 감정도 없는 사람이,
그러니까 오늘 주님께서 나무라시는 빈말을 쏟아내고 그것도 많이 쏟아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기도는 길게 하고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하게 하느님 앞에 나아가고, 사랑으로 함께 있으며,
혀뿐 아니라 눈과 코와 귀 등 모든 감각으로 사랑을 나누고,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나누며 전 존재적 일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못된 자세도 바뀌어야 합니다.
들으려고는 하지 않고 자기 말만 하려는 자세,
달라고만 하고 드리려고 하지 않는 자세를 바꿔
먼저 들으려는 자세,
먼저 감사와 찬미와 흠숭부터 드리는 자세,
그리하고 나의 청도 겸손하게 아뢰는 자세가 돼야 합니다.
열매 없는 기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기도하고도 행복하지 않은 기도,
기도하고도 실천하지 않는 기도,
기도하고도 사랑이 생기지 않는 기도,
이런 기도도 바뀌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