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 독서는 성전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가는 곳마다 생물이 살아난다는 내용이고,
복음은 주님께서 바로 그 생명의 물이시고
그래서 주님께서 가시는 곳마다 치유가 일어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성전의 물이 흘러가는 곳은 어디이고,
주님께서 찾아가시는 곳은 어딜지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하면 오늘 복음에 벳자타 못의 주랑에
눈먼 이, 다리 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들에겐 가지 않으시고 오직 중풍 병자에게만 가서 치유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병자는 덜 불쌍하고,
중풍 병자가 더 불쌍하기 때문일까요?
그런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다른 병자들은 스스로 가는 데 비해
중풍 병자는 스스로 갈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하는 사람이지만,
아무도 도움 주지 않으니 그가 제일 불쌍하고 그래서 주님께서 가신 거지요.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지요.
그러니 낮은 곳이 물이 흘러가는 곳입니다.
생명의 물이 흘러가고,
사랑이 가는 곳도 마찬가집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에게,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한 사람에게,
그런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사람이 돕지 않으니 하늘이 도울 수밖에 없는 사람에게 주님께서 가십니다.
그래서 나를 돌아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주님께서 찾아오시는 존재인지.
낮은 자인지,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자인지.
다른 반성도 또한 합니다.
나는 성전에 흘러나오는 물인지.
나는 성전에서 흘러나와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사랑인지.
매일 성당에서 미사 드리고
미사에서 주님의 사랑을 영하고,
주님의 사랑으로 매일 파견되는 나는 진정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주님의 사랑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