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시니’라는
주님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여태’라면 ‘지금에 이르기까지’, ‘Until now’라는 뜻이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천지창조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하신다는 뜻이며,
그 일은 사랑의 창조를 계속하신다는 뜻이니
사랑을 멈추지, 중단하지,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뜻이겠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와닿은 것이고 정확하게 얘기하면 마음이 찔린 것입니다.
저는 어떤 때 사랑을 그만두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의 사랑이 무시당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저의 사랑에 시큰둥하거나 크게 감사하지 않을 때도 사랑을 포기해버리고 싶고,
사랑이 열매를 맺지 못할 때도 굳이 이 사랑을 지속해야 하나 생각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그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포기 전에 내가 나의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지요.
샘으로 치면 샘이 말라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그가 손해가 아니라
사랑이 말라버리는 내가 손해라는 말입니다.
사랑을 포기해 버릇하면 한번 포기가 계속 포기가 되는 것입니다.
제일 나쁜 버릇이 뭐겠습니까?
사랑을 포기하는 버릇이 아니겠습니까?
빈대로 제일 좋은 버릇은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끙’하고 힘을 내 버릇하는 사랑의 버릇이겠지요.
힘은 쓸수록 생기고 쓰지 않으면 약해지는 것처럼
사랑 또는 사랑의 힘도 할수록 사랑이 자라고,
포기해 버릇하면 사랑은 쇠퇴일로를 걷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 버릇을 잘 들여야 하는데
버릇을 들일 때 오늘 주님처럼 잘 배워 들여야 합니다.
주님도 당신 나름으로 하지 않고 아버지 하시는 것을 보고 배워서 하신답니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사랑의 버릇도 잘 들이려면 본래 잘 배워서 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그 사랑을 배워서 버릇 들이면 됩니다.
사랑할 때마다 특히 사랑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주님께서 하시는 것을 우리도 그대로 따라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