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평화가 온 누리에
며칠 전 짜투리 시간을 내어 성거산엘 갔었습니다.
성모상 주변이 너무 허전하여 소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좋겠다 싶어
지천에 자라고 있을 성거산의 어린 소나무들이 자꾸만 눈에 밟혔던 거지요.
그런데 서너살배기 소나무 정도면 벌써 뿌리가 깊고 넓게 자라
전문가가 아니면 자칫 옮기다가 죽일 수 있어,
2년 정도 되는 작은 것을 뿌리에 손상함없이 폭 떠서 가져다 심었지요.
그 와중에 다시 만난 애지중지했던 몇 그루의 어린(6-7년생) 소나무들이
얼마나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던지 무척 반가왔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곳에서 지낼 적에 막걸리만 생기면 소나무 성장에 좋다는 풍문을 들어
열심히 뿌리에 부어 주었으니까요.
그 어린 것들이 옛 친구가 와 반갑다는 듯이
어린 잎마다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잘들 지냈니? "하며 가만히 솔잎을 쓰다듬어 주었지요.
그 몇 그루의 어린 소나무들은
아기 때부터 그 가지 모양새가 분재한 것처럼 멋지게 자라
당시 리모델링 공사하던 아저씨들이 몰래 가져가려고 삽으로 떠놓은 것을
저에게 들켜버려, 결국 제 고향 성거산에서 그대로 자라게 된 것들이어서
저와는 매우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나무들이랍니다.
다음 성거산엘 다시 갈 때면
일부러라도 막걸리를 사서 부어 주어야겠어요.
건강하게 잘 자라는 어린 소나무 친구들을 대하면서,
사람이나 나무나 화분...무엇이든 서로가 잘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이랴 하는 생각이 드니,
하느님의 은총 중 감사드려야 할 해후가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