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세 질문을 받은 베드로는
예수님께서도 성전 세를 내신다고 대답합니다.
이 이야기에 앞서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두 번째 수난 예고를 전해줍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람의 아들이라고 부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메시아를 가리키는 칭호로
하느님의 아들과 연결됩니다.
성전의 주인을 하느님이라고 할 때
예수님께서는 주인의 아들로서
성전 세를 낼 필요가 없으십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비위를 건드릴 필요가 없으니
성전 세를 내십니다.
안식일 법을 어기면서까지
치유를 하시는 것으로 보면
사람들의 비위를 신경쓰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시려고
세금을 내시는 것이 아니라
스승님이 세금을 낸다고 말한 베드로가
무한해지지 않도록 배려하시느라
성전 세를 내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드로는 아직 사람의 아들 칭호를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알아들었다면
성전 세 질문을 받았을 때
베드로 성격 상 당연히 내지 않으신다고
낼 수 없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 칭호를 알아듣지 못했기에
빚어진 일이고
그래서 예수님께서 당신은
성전 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면
내신다고 자기가 말한 것 때문에
당황했을 것입니다.
즉 제자들이 예수님의 정체성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예수님께서는 꾸짖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제자들의 부족함을 감싸주십니다.
하느님을 알아가는 과정 중에서
우리도 하느님을 온전히 알지 못합니다.
때로는 당신을 알려 주셔도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답답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기다려 주십니다.
우리가 스스로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당신께 다가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우리는 그 과정 속에 있습니다.
때로는 잘 못 알아보지만
그래도 꾸준히 그 길을 걷다보면
하느님을 온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는 그 날이 올 것입니다.
기다려 주시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