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내쫓을 것이다.
게다가 너희를 죽이는 자마다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할 때가 온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성령께서 당신을 증언하고
제자들도 당신을 증언하게 될 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의 증언이 곧 성령의 증언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때 주님을 증언하는 제자들을 사람들이 회당에서 내쫓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할 터인데
이때 그들은 나쁜 짓을 하는 거라 생각지 않고
하느님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짓을 할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복음에서 얘기하는 이 사람들이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
곧 나쁘다고만 얘기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자기 교주를 재림 예수라고 하면
지금의 우리도 그들을 미쳤다고 하거나 단죄할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도 하느님을 사칭하는 예수를 단죄하고,
그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제자들을 단죄한 것입니다.
그들은 진정 하느님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치 말아야 합니다.
주님 말씀대로 그들은 다만 몰라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짓을 할 것이다.”
오늘 주님의 말씀에 따르면
제자들은 진리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주님을 알아 증거 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진리의 성령을 아직 받지 않아 모르는 것의 차이입니다.
그러하기에 진리를 알고 있다고 하는 나의 진리가 어떤 진리인지,
진리이기는 한 것인지,
성령의 진리인지 주관적 진리인지 두려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됩니다.
성령의 진리가 아니라면 오늘 주님의 염려처럼 걸려 넘어질 겁니다.
오늘 주님께서 염려하시는 것은 사람들이 제자들을 죽이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성령을 모시지 않았기에 당연한데,
제자들이 그런 사람들에 의해 걸려 넘어지는 것이 문제이고,
걸려 넘어지는 것이 성령에 의탁하지 않아 그런 것이기에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제일 두려워할 것은 사람들의 박해가 아닙니다.
성령에 의탁치 않아 박해로 인해 우리가 걸려 넘어 지는 겁니다.
언젠가도 얘기했듯이
박해는 우리가 순교자가 되게 하기도 배교자가 되게 하기도 합니다.
성령을 모시면 박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순교까지 하지만
모시지 않을 때 우리는 배교를 아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두려워해야 할 것을 두려워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