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떤 분의 편지에 답하면서 잘 지내시라는 뜻으로
‘방전하지 마시고 충전하시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저에게 하는 말이었고
오늘 여러분께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지난 주말 몇 가지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느라 무척 바빴고 힘이 들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습관적으로 힘들다고 말하며 힘든 일을 도무지 하지 않으려고 하면
힘이 들어야 힘이 들어 오지 힘들지 않고 힘 들어오지 않는다고 충고하곤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는 힘들게 일하고 나면 힘이 빠져나가기만 하고,
재충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제 제가 그런 말을 제게 하듯 그분에게 한 것일 겁니다.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 치유하실 때 힘이 빠져나가셨다는 표현이 있는데
혈루증을 오래 앓은 여인이 주님 옷자락에 손을 댔을 때
주님에게서 힘이 빠져나가 치유해주신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고
오늘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주었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힘을 쓰지 않고 어떤 일을 이룰 수 없고,
주님께서 그 많은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엄청난 힘이 소모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밀려드는 모든 사람에게 주님께서 계속 치유하실 수 있었던 것은
저와 달리 방전하신 다음에는 즉시즉시 충전을 잘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마트 폰 충전기를 늘 가지고 다니는 것은 요즘 풍속도이고,
여기저기 충전 서비스가 있고 버스에도 충전기능이 있어서,
즉시즉시 충전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스마트 폰 충전은 즉시즉시 잘하는데
정작 우리 자신은 그러지 못하고 그래서 방전되고 맙니다.
그래서 요즘 흔한 말 중의 하나가 ‘Burn Out’ 되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국제 질병 기구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번아웃 증후군 곧 무기력증을 일컫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힘든 일로 힘이 완전하게 소진되고
재충전이 안 되면 더 이상 아무런 일도 할 수 없게 되는 증상인데
충전기로 치면 완전 방전이 되고 나면 더 이상 충전이 안 되는
다시 말해서 충전기가 완전히 고장 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는 우리의 기도가 사랑 충전과 힘의 충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기도를 많이 하고 자주 하지만
의무 기도를 많이 하거나
청원 기도만 많이 한다면
사랑 충전이나 힘의 충전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방전만 하고 충전은 하지 않는 나는 아닌지,
즉시즉시 충전하는 것을 놓치며 사는 나는 아닌지,
우리의 기도 생활을 돌아보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