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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고성소에 내리신 그리스도 (Descent of Christ into Limbo :1474-1479)

작가 : 발토로메오 베르메호(Bartolomé Bermejo1405-1498)

크기 : 목판 유채 89.5X 69.5Cm

소재지: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타루냐(Cataluna) 미술관

 

     악마나 마귀라는 단어는 인간 사회에서 그리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나 종교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것은 교리의 핵심에 속하는 죄와 연관되는 단어이며 신앙의 향상이나 회복을 위해 기본으로 사용되는 단어 중 하나이다.

   

즉 우리가 구원이나 영적 성장이라는 신앙 생활의 상향 조절은 악마나 마귀의 권세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시작되기에 어떤 종교이던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 좀 진보적인 신앙 태도를 지닌 사람들에게 악마나 마귀는 현실적으로 타당성도 없고 성숙한 신앙 표현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성서에는 악마나 마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신약 성서에 악마라는 단어가 50번 마귀라는 단어가 73번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이런 단어들은 주로 예수님의 치유 사화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의학이 발달되지 않았던 당시에 오늘 정신과 질환으로 평가되는 많은 증상이 악마의 작용으로 여겨진 것이 있을 것이고 또 신체 질환에 있어서도 당시 의술로 고칠 수 없었던 많은 것은 마귀의 작용으로 여긴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악마나 마귀의 존재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성서에서 예수님께서도 악마의 유혹을 당하신 것이 여러 번 등장하고 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시어 ,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마태오 4:1)

  

악마는 다시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며”(마태오 4:8)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악마는 존재한다라는 자기 체험적인 저서로 현대 신앙에서도 악마의 존재성을 인정하는 것이 바른 신앙 태도임을 전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가톨릭 신자로서 악마나 마귀에 대한 생각이 구시대의 것이거나 아니면 미개한 신앙의 산물로 여기는 태도는 신앙의 잘못된 것임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헌데 현대 교리 중 악마의 기원에 대한 설명을 현대인들에게 설득력에 있게 좀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악마는 천사의 변절된 존재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셨다는 창조론에서 악마의 존재성의 기원을 참으로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다.

 

악마도 하느님의 창조물이라면 하느님의 선성에 근본적인 도전이 되게 마련이기에 초대 교부들은 악마의 기원을 설명하는데 고심하다가 악마는 천사 중 변절되어 타락한 존재로 설명하면서 이 고민을 해결했다

 

즉 마귀 의뜸은 루치펠(Lucifer)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의 뜻은 하느님이 만드신 빛을 던지는 존재로서의 천사가 바로 악마의 두목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외 성서 여러 곳에 예수님께서 마귀의 작용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마귀를 쫒아내시며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예수님의 인간 사랑을 이렇게 마귀를 쫒아내는 것으로도 표현되고 있다.

 

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지자 사람들은 갖가지 병에 걸려 신음하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사람들과 간질병자들과 중풍병자들을 예수께 데려왔다. 예수께서는 그들도 모두 고쳐주셨다.” (마태오 4:24)

  

예수께서 호수 건너편 가다라 지방에 이르렀을 때, 마귀 들린 사람 둘이 무덤 사이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왔다. 그들은 너무나 사나워서 아무도 그 길로 다닐 수가 없었다“ (마태오 8:28)

 

이처럼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악마나 마귀에 대한 내용은 의학지식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적 표현도 있지만 예수님의 삶과 직결되는 것에 등장하는 것처럼 악마는 실존하는 것이며 오늘 우리가 영적인 삶을 살기 위해선 이 악마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 악마의 속임수나 꾀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죄에 빠진 상태는 악마의 지배 아래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악마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알지 못하고 상상에 의해 악마를 흉측한 모습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나 다른 종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불교 탱화에서 보이는 지옥도에 드러나고 있는 것은 중세기 성화에도 비슷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이 작품 역시 중세기에 생각하던 악마의 기본을 보이고 있다

 

작가는 스페인 작가로서 이 작품은 남부 코르도바 성당에 그린 4폭의 제단화 중 한 부분이다

 

제단화란 참으로 성미술의 목표가 당시 글을 읽을 수 없었던 신자들의 신앙교육에 얼마나 효과적인 제도인지를 알리는 것이다

 

교회가 신자들을 위한 신앙 교재로서 이것을 이용해서 성당에 올 때 이 그림을 보면서 예수님의 생애 특히 이 작품은 구원자로서 예수님의 모습을 문맹인 신자들에게 가르치는데 탁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작가는 스페인 화가 중 드물게 네델란드 화풍을 익힌 작가인데 그는 네델란드에 가서 화풍을 익힌게 아니고 스페인에서 배웠으며 놀랍게도 그의 생애는 미궁에 빠져있다

 

출생부터 성장 과정까지 그의 스승이 누구인지 또 작품을 만들 때 후원자가 누구인지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다만 그 작품을 통해 그가 당시 스페인에서 생소하던 네넬란드 화풍을 받아 들여 신자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주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사도신경을 바칠 때 외우면서도 그 뜻을 잘 모르기에 생각없이 바치고 있는 기도문에 포함된 깊은 신앙과 감동을 전하는 것이다

 

사도신경에 중반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여기서 저승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지옥과는 다른 곳이다. 지옥은 지은 죄의 결과로 떨어지는 감옥과 같은 형벌을 받은 곳이라면, 저승은 죽음의 세계에서 심판을 기다리는 세상 의미로는 교도소가 아닌 재판을 기다리는 구치소로 볼 수 있다

 

그러기에 과거엔 이것을 고성소라고도 불렀으며 , 예수께서 수난 하신 후 부활하시기 전 먼저 구원자의 용서가 필요한 죄값을 벗지 못했기에 림보(Limbo)라는 공간에 머물고 있는 신자들을 방문하신 것을 말한다.

 

성서의 내용 대로라면 주님께서는 금요일 새벽 대사제의 조종을 받던 군인들과 악당들에게 체포되어 심문을 받으신 후 골고타에서 오후 3시경 죽으셨다가 주일 새벽에 부활하신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주님의 고성소 체험은 바로 토요일 어느 시간에 부활하시어 먼저 고성소에 있는 영혼들을 만나고 위로하신 후 세상에 부활하신 모습으로 나타나신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 비겨 너무 조그만 사연처럼 여겨지는 고성소 체험은 구원자로서의 주님의 이해에 엄청 중요한 사건이다

 

그분은 인간의 구원을 너무도 갈망하셨기에 세상에 자기의 부활 소식을 전하시기 이전 먼저 고성소의 영혼들을 찾아 위로와 해방을 주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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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소에 내려 오신 주님은 무릎을 꿇고 기다리는 신자들을 맞이 하고 있다. 고성소에 있던 그들 삶의 현실이 얼마나 열악했던지는 그들 모습에서 드러나고 있다

 

거의 벌거숭이 같은 차림은 그만두고 아랫도리도 변변히 가리지 못한 이들의 차림새는 이들이 주님이 오시기 전 까지 악마의 지배 아래서 지옥 같은 삶을 살았음을 알리고 있다.

 

이들을 과롭히고 지배하던 악마의 세력들은 불끓는 용광로가 보이는 곳에 약간 떨어져 있다. 즉 이들은 악마의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 단련을 받음으로서 교도소가 아니면서도 마치 교도소와 같은 혹독한 고통을 당하셔야 했고 주님은 바로 이들을 이런 악마로부터 해방시켰다는 것이 바로 고성소가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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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성서가 이렇게 확실히 제시하고 있는 악마의 존재성은 이미 무신론자들을 통해 거부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 오늘 교회안에서도 소위 지성적이라는 사람들은 분별없이 세상의 흐름에 동조하면서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근년에 어떤 진화론적인 견해를 가진 무신론자가만들어진 신이란 저서를 출판해서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종교는 인간의 두려움이나 공포를 먹고 자라는 괴물이므로 인간에게서 공포 요인만 제거하면 종교는 저절로 소멸하게 되리라고 했는데,그는 종교의 기원은 미개했던 원시인들이 자기들이 극복할 수 없는 자연의 위력에 두려움을 느끼면서 종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즉 종교는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공포가 만들었다는 주장인데, 이것은 교회의 견해와는 전혀 반대되는 것이다

 

가톨릭 교회는 악마의 존재가 가상의 존재가 아닌 현실적인 존재임을 가르치기에 여기에 등장하는 악마 역시 인간에게 실재적인 고통을 줄 수 있는 어떤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여기 등장하는 악마는 발리 묶인 상태에서 두 손으로 턱을 괴고 해칠 대상을 찾고 있다

 

악마의 특징은 그의 양손이 팔목까지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부드러운 살이 아닌 철로 된 무기 수준의 긴 장갑을 끼고 있다

 

여기서도 악마는 인간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주는 존재로 드러나고 있으며 일부 무신론자의 견해처럼 악마는 인간의 무지에 의해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가상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에게 불행과 고통을 선사할 수 있는 실재적 존재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악마의 존재는 종교에서 뿐 아니라 심리학의 연구를 통해 악마의 도구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존재하며 이것을 통해 종교가 가르치는 악마의 존재성을 실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스캇 펙(M. Scott Peck)이라는 심리학자는 성서나 다른 경전을 통해 신의 존재성을 인정하는 종교적 방법론이 아닌 인간의 심리 탐구를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획기적 업적을 이룬 학자이다

 

그는 심리학자 가운데서도 인간의 심층문제를 가장 예리하고 정확히 다루었으며, 그의 명저인 아직도 가야 할 길: Roadless traveled”)에서는 교회가 하느님의 본질이라고 가르치고 세상 인간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룬 후 거짓된 사람들 (People the lie)에서 이런 진정한 사랑을 방해하는 거짓과 악의 실체를 다룸으로써 영적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힘써야 할 양면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 가톨릭 교회에서 영성 심리하는 분야가 대단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영성이라는 것은 하느님에서 출발해서 인간으로 내려오는 것이라면 심리는 인간에서 출발해서 하느님께 도달하는 것이기에 영성 심리는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종착역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학자는 놀랍게도 사회적인 저명인사나 특히 종교계 인사들중에도 악마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라면서 깊히 연구한 결과 그 원인을 아직 설명할 수 없지만 종교 지도자나 가장 맑은 삶을 산다는 성직자 수도자 중에 악마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놀라운 발견을 하고 제시했다.

 

또 무신론자들 보다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한다는 신앙인 중에서 이런 악령에 사롤잡힌 사람이 있다는 연구도 발표했는데 스캇 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Psychopath)와 반사회적성격 장애)란 표현으로 이것을 설명하고 있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는 죄의식 없이 타인의 권리와 안전을 해치고 반사회적 행동을 일삼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인격 장애이며 이런 사람들은 자기 성공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며 양심의 가책이 없다.

 

종교 지도장 중에 경전의 좋은 말을 인용하면서 그것이 바로 자기의 본질인 양 착각하고 위선자나 이중 인격자가 되기 무척 쉬운 사람이며 성서는 이것을 너무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마태오 복음 23장에 등장하면서 예수님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는 위선자 이중 인격자 바리사이와 같은 당시 교회 지도자들은 바로 이런 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모델로 등장하고 있기에 이것은 현대 심리학의 발견만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이미 제시하신 것이다

 

다만 현대 심리학자들이 새로운 용어로 포장해서 전달하는 것 뿐이다.

  

반사회적 성격 장애자(Sociopath)는 생활 전반에 걸쳐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침해하는 성격적 장애를 일컫는데, 또한 죄를 짓고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거짓말과 속임수에도 능하고 충동적이며 자신의 행동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과거 정신 심리학이나 의학이 발달되지 않았을 때 악마나 마귀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할 수 있었던 부분을 현대 심리학은 더 깊이 연구함으로써 현대에 있어서 악마의 존재나 현상에 대해 더 명쾌하고 시원히 발표하게 된 것은 다행이며 이처럼 오늘성서가 가르치는 악마의 현상을 심리학적인 연구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대단한 발전이라 볼 수 있다

 

카톨릭 신앙을 산다는 것 만으로 결코 악마와 무관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성서의 다름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도 큰 경각심을 주게 된다

 

이 성서 구절은 오늘도 수도자들이 하루를 마무리 하는 끝기도를 바칠 떼 성경소구로 보는 것인데, 악마의 존재를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크리스챤에게 구체적인 경각심을 주는 좋은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엉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 (1베드로 58-9)


우리는 과거 의학이나 정신의학의 미발달 상태에서 악마의 존재성이 설득력 없이 전개된 것을 이해하면서 현대에 발전된 사이코 펙스 이론을 통해 악마에 대한 구체적 이해를 키울 때 우리 인간 삶의 질은 향상 될 뿐 아니라 교회의 가르침을 실천으로 보이면서 신앙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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