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께서는 율법 학자들이 불행한 이유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렸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케 되지요.
지식이란 어떤 지식을 말하는 것이고
들어간다면 어디로 들어가는 것을 말함인지.
단순 명확하게 얘기한다면 들어갈 곳은 천국이고,
지식이란 천국에 들어가는 법을 아는 지식이며,
그러니까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렸다는 말은 천국 문을 열고 들어가는
법에 대한 지식의 열쇠를 율법 학자들이 치워버렸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것을 오늘 로마서 말씀과 연결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 로마서는 모두가 죄인이고 모두가 의롭지 않으며
그래서 아무도 스스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율법 학자들은 율법을 잘 알고 잘 지키면 의롭게 되고,
그래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자신도 믿고 남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쳐,
결국 자신도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남들도 들어가지 못하게 만들고 맙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들이 율법을 잘 아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많은 율법 학자가 율법에 대해 많이 알기는 하지만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요.
복음을 보면 율법에서 제일 중요한 두 계명에 대해 현명하게 대답하고,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 보다 사랑 실천이 더 낫다고 대답하여
주님의 칭찬을 받은 율법 학자도 있지만 대다수는 율법의 정신과 핵심을
잘 알지 못하여 율법에 얽매이는 율법주의자들이었을 뿐입니다.
이런 지식의 열쇠를 가지고서는 천국 문을 열 수 없습니다.
거저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 곧 은총에 대한 믿음으로만 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천국 문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하느님도 내가 열어드려야 내 안에 들어오시는 것처럼
천국 문도 하느님께서 열어주셔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열어주시기를 바라지 않고 내가 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율법의 준수나 나의 공로로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행위나 공로와 상관없이 거저 주시는 하느님 사랑
곧 은총에 대한 믿음으로 열어주시기를 청할 때
하느님은 거저 주시는 사랑으로 천국 문을 열어주십니다.
은총과 자비는 청해야지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이잖아요?
천국 문을 내가 억지로 열려고 해서는 더더욱 안 되고요.
이것을 아는 것이 천국 문을 열기 위한 올바른 지식입니다.
은총을 믿고 청하는 것이 천국 문이 열리는 행복의 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바오로 사도와 같은 지식과 같은 믿음을 가집시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그분의 은총으로 거저 의롭게 됩니다.
그러니 자랑할 것이 어디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무슨 법으로 그리되었습니까? 행위의 법입니까?
아닙니다. 믿음의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