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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요즘 제 주변에 편찮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몇 분 병문안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분들 병상생활이 많이 다릅니다.
어떤 분은 병이 매우 위중하지만 마음에 평화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그리 큰 병이 아니지만 고통을 못 견뎌하고,
제가 볼 때 고통을 너무 두려워하여 오히려 큰 병이 됩니다.
왜 그렇게 차이가 날까요?

제가 보니 고통을 못 견디는 분,
고통을 두려워하는 분은 대체로 일생 건강했던 분들입니다.
병고를 겪어보지 못했기에 견디지를 잘 못하고,
무엇보다도 병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서 거부하고 싸우기 때문에 못 견디고 두려워합니다.
말하자면 투병鬪病을 하는 것입니다.

흔히 투병을 한다고 하는데
병고에 평화로울 수 있으려면 병과 싸우지 말아야 합니다.
내 몸에 암이 생겼으면 왜 나에게 암이 생겼냐고
암을 거부하지 말고 암과 평화공존을 해야 합니다.
장 일순 선생이 그러 하신 것처럼 암을 친구처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친구가 아니라 적이나 원수가 되면
그때부터 우리는 싸워야 하고,
싸우는 이상 우리는 이겨야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의 길입니다.
무엇이건 그것을 적이나 원수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우리 공동체의 누구를 암적인 존재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암적인 존재도 있지만
많은 경우 내가 그를 암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와 나는 다를 뿐인데 나는 그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그 인간 틀려먹었어!”하고 심한 말을 합니다.
그런데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많이 다르지요.
다른 것은 나와 다른 선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고
틀린 것은 악으로서 고쳐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틀렸다고 생각하기에 고쳐주려는 것이고
고쳐주려 하기에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름을 선으로 받아들이면 싸우지 않습니다.

나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해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싸우게 되지만
비판으로 나를 돕는 사람이라고 그를 받아들이면 싸우지 않습니다.

상처 주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너무 아프게 하기에 원수로 여기고 싸우지만
상처를 통해 나를 강인해지게 한다고 받아들이면 싸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뒤집어 볼 수 있는 눈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오늘 주님께서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고 한탄하시듯
평화의 길이 있는데 그것이 보통의 우리 눈에는 감추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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