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오늘 주님 말씀 중에 세도를 부린다는 말씀이 특별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말씀을 좀 색다르게 이해하기 위해 개신교 성서를 봤다니

“고관들은 그들에게 권세를 부린다.”로 번역을 하였고,

영어 번역을 보니 “They make their authority felt.”로 번역을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세속 통치자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권력을 느끼게 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노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이 자기 임금이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없는 듯 있는> 존재라지요.

    

백성들은 두 가지로 임금을 입에 올립니다.

하나는 임금의 무능으로 살기 힘들 때 원성怨聲이 커지며 입에 올리고,

다른 하나는 포악하게 백성을 못살게 굴어 원성이 커지는 경우입니다.

 

그러니 백성들이 누가 임금인지도 모른다는 것은

무능하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에 임금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백성이 모두 만족하도록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다 하는데도

자기가 드러나지 않게 너무도 겸손하고 작은 자로서 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형제들 중에 정말로 이렇게 작은 형제들이 있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듯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그것을 모르다가 이 형제가 자리를 비울 때에야 압니다.

 

집안에서도 식구들이 엄마의 존재를 잘 모릅니다.

매일 밥을 짓지만 밥을 얼마나 힘들게 지은 줄 알아주길 바라지 않고,

반찬을 아주 정성껏 만들지만 맛있다고 말해주길 바라지 않고 만들며,

청소니 빨래를 하더라도 그것을 알아주길 바라지 않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하루라도 엄마가 집을 비우면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그때서야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그러나 얼마나 겸손한지를 압니다.

 

어머니들은 진정 존재는 작고 겸손하고 사랑은 크고 대단합니다.

어머니들은 참으로 책임과 의무는 크고 권한과 권력은 작습니다.

봉사와 배려는 많이 하시고 자유와 권리는 적게 요구하십니다.

 

이런 어머니들의 역할을 보면서 한 공동체의 책임자인 저는

그 역할을 잘하고 있고, 다하고 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그제는 형제들과 함께 전반기를 돌아보는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공동체를 전체적으로 돌아보기도 하였지만 저를 개인적으로도 돌아봤습니다.

 

공동체의 책임자인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 역할을 둘 다 해야 하지만

프란치스코의 가르침대로 한다면 어머니 역할을 더 잘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가 이렇게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자기 육신의 자녀를 기르고 사랑한다면 각자는

자기 영신의 형제들을 한층 더 정성되이 사랑하고 길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아버지 역할에 치중하고 어머니 역할은 잘하지 못했습니다.

판단하고, 결정하고, 지시하는 역할을 더 많이 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역할만 그러 했겠습니까?

아버지처럼 바라는 것이 많고 요구하는 것도 많았지요.

해야 할 것을 형제들이 잘하기를 바라고, 다하기를 바랐으며

마음으로 바랄 뿐 아니라 어떤 것은 실제로 요구까지 하였지요.

그리고 제 말이 헛소리가 아니라 권위 있는 말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랐고,

사랑이라도 할라치면 그 쥐 꼬리만한 사랑이 느껴지기를 바랐습니다.

 

그렇습니다.

느끼게 하려면 사랑을 느끼게 해야지 힘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사랑도 겸손한 사랑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랑입니다.

햇볕도 봄볕은 잘 느끼지 못하고 한 여름 땡볕은 즉시 느낍니다.

왜냐면 오뉴월 땡볕은 폭염暴炎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볕이 폭염暴炎이 되어 느끼게 되면 안 되듯

힘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고,

만일 그것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일종의 폭력일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31May

    갑과 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루까 1,39-56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갑을 논쟁이 뜨겁다. 민초를 우습게 보고 함부로 “갑질”을 해대는 천박하고 야비한 정치꾼들, 그리고 대리점이나 하청업체, 또는 고객을 우습게 보는 기업들 때문에 야기된 논쟁이 ...
    Date2013.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3084
    Read More
  2. No Image 31May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내가 진정 반기는 것은?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참으로 밝고 약간은 들떠있습니다. 색으로 치면 연분홍이고 분위기로 치면 들뜬 분위기입니다. 기쁨, 즐거움, 행복, 복됨 등의 단어들이 여기저기 ...
    Date2013.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35
    Read More
  3. No Image 30May

    연중 8주 목요일-하느님께 바라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제, 뭔가를 청하려고 온 사도 야고보와 요한에게 주님은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셨지요. 주님께서는 오늘, 바르티매오에게...
    Date2013.05.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29
    Read More
  4. No Image 29May

    연중 8주 수요일-아무리 사랑일지라도 느껴지지 않게 하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오늘 주님 말씀 중에 세도를 부린다는 말씀이 특별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말씀을 좀 색다르게 이해하기 위해 개신교 성서를 봤다니 “고관...
    Date2013.05.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69
    Read More
  5. No Image 23May

    어느 수련자의 강론

    ‘맛있는 작은형제회? 멋있는 작은형제회?’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 부분은 멀쩡한 몸으로 지옥에 가는 것 보다 불구자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임을 말하는 부분입니다. 즉 죄를 ...
    Date2013.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747
    Read More
  6. No Image 23May

    연중 7주 목요일-가책과 책벌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오늘 이 말씀은 하느님의 자녀답게 잘 살아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하여 어제에 이어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어찌 해야 하는지 보렵니다.      오늘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잘 사...
    Date2013.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942
    Read More
  7. No Image 22May

    연중 7주 수요일-그리스도교를 반대하는 그리스도인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반대하지 않는 이는 지지하는 사람이라는 주님의 말씀에 이렇게 말꼬리를 잡을 사람도 있을 겁니...
    Date2013.05.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9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22 1023 1024 1025 1026 1027 1028 1029 1030 1031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