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 주간 토요일(마테 10,24-33)
우리는 이번 주간 내내 제1 독서에서 야곱, 즉 이스라엘과 그의 아들들, 특히 요셉의 이야기를 들었고, 오늘 제1 독서에서는 드디어 야곱도 죽고, 요셉도 죽으므로써 한 시대가 마감되는 장면을 접하게 된다.
형들에 의해 팔려갔던 요셉은 이집트에서 재상이 되어, 기근의 들어
양식을 구걸하러 온 형들과 상봉하게 되고 결국 아버지와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아버지 야곱이 죽자 요셉이 자기들을 해칠까
두려워 하는 형들에게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것은 오늘 그분께서 이루신 것처럼, 큰 백성을 살리시려는 것이었습니다" 하고 말한다.
우리는 요셉의 이 말을 들으면 즉시 바오로 사도가 하신 말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라는 말씀을 떠올릴 수 있다. 요셉의
하느님이나, 바오로의 하느님이나 같은 분이시다. 구약의 하느님과 신약의 하느님이 다른 분이실 수 없다.
과연 요셉의 하느님께서는 그의 형제들과 가족들, 즉 이스라엘의
자손들이 에집트 땅에 몸붙여 살게 하심으로써 종살이하는 땅에서부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의 건너감(Pascha)을 예비하신
것이고, 실제로 발도 적시지 않고 홍해바다를 건너게 하는 전무후무한 빠스카라는 사건을 일으키시지 않았던가!
그리고 구약의 이러한 빠스카는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빠스카, 즉 죄의 종살이 하는 우리들을 "영원한 생명의 나라" 건너가게 하는 새로운 빠스카의 전표였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렇게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모든 것을 함께 작용시켜 선을 이루시는" 분, 즉 섭리와 안배로 세상의 역사와 우리의 인생을 이끌어가시는 분이시다.
과연 우리는 선의 원천이시요, "모든 것을 함께 작용시켜 선을 이루시는" 하느님을 믿는가? 아니면, 근시안적인 근심에 사로 잡혀 그분의 손길도, 영원한 나라도 바라보지 못하고 오히려 그분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람의 머리카락 숫자도 다 세고 계시는 하느님께" 겸손하게 의탁하며
순간순간을 성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