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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오늘 드디어 어머니 마리아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앞선 20-21절을 보면 친척들은 예수님이 미쳤다고 여겼고,
그래서 붙잡으러 나섭니다.
그러니까 오늘 마리아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음은
그저 만나고 싶어서가 아니라 붙잡아가기 위해 찾은 것이고,
누가 내 어머니요 내 형제들이냐고 예수님께서 반문하시는 것은
너무도 매정하게 모자 관계와 형제 관계를 부정하고,
붙잡으려는 그들의 손을 아주 매몰차게 뿌리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수차례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부모와 형제를 버리고 따라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
제자들에게만 그걸 요구한 게 아니라 당신도 그러하신 겁니다.

예수님께서 미친 것은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고
정신이 오직 아버지 하느님께만 미치는 겁니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고 할 때 그 情神一到입니다.
곧, 정신이 한 곳, 곧 하느님께만 미치는 것, 도달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께 미쳐야 하는데
우리의 정신이 예수님의 정신에 훨씬 못 미쳐
하느님께 못 미치고, 하느님께 도달하지 못 한 거지요.
하느님께 기도를 드릴 때 드는 분심도 마찬가집니다.
마음이 여러 개로 나뉘는 것이 분심分心인데,
마음이 하느님 아닌 다른 것들에 나뉘어 머물기에
일심一心으로 하느님께 기도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 하느님께 미치기(도달하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미쳐서 다른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하느님 이외의 것들은 버리고, 뿌리치고, 내팽기쳐야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를 버려야 모두를 소유하고
모두를 소유해야 모든 것이신 하느님을 소유합니다.

저는 매주 치매 노인 시설에 가서 미사를 드립니다.
어떤 때, 특히 요즘 같은 때
몹시 편찮으신 제 어머니는 자주 찾아뵙지 못하면서
남의 어머니를 위해 미사 드리는 것이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제 어머니를 버렸기에 남의 어머니가 남의 어머니 아닌 제 어머니고
제 어머니를 버렸기에 모든 어머니를 섬길 수 있습니다.

또 이런 생각도 합니다.
제가 자주 농담 삼아 하는 얘기대로
한 여자 소유하는 것을 포기했기에 나는 모든 여자를 소유한다고.

그러니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주님의 어머니와 형제가 되려면
붙잡지도, 붙잡히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또한
모든 어머니와 형제들의 아들과 자매들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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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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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2.01.24 12:06:17
    하느님 만이 모든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조용히 묵상합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12.01.24 12:06:17
    붙잡지도, 붙잡히지도 말고 오직 精神一到 何事不成의 마음으로...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걸음도 지켜주고 싶습니다.
    늘 말씀으로 깨우쳐주시는 신부님! 주님께서 새해에도 더 깊은
    말씀의 지혜와 성령의 충만함으로 가득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말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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