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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오늘 복음은 그제 우리가 들은 가라지 비유의 해설입니다.

이 해설을 통하여 가라지가 어떤 존재인지가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여기서 가라지란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이고 남을 죄짓게 하는 자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유의해 볼 것은 가라지는 <그의 나라>,

곧 주님의 나라에서 불의를 저지르고 남을 죄짓게 하는 존재라는 거고,

주님의 나라를 마치 자기 나라처럼 여기며 함부로 나대는 존재라는 겁니다.

 

그런데 비유풀이에서 밭은 세상이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시고,

이 세상이라는 밭에 주님께서 좋은 씨를 뿌리신다고 하시니

애초 이 세상은 바로 <그의 나라>, 곧 주님의 나라입니다.

 

이 주님의 나라인 세상을 불의한 자들이 차지한 것이 세속입니다.

세상mundum과 세속saeculum은 이렇게 다른 것입니다.

세속이란 주님께서 통치하시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아니라

주님을 도외시하는 무도한 자들이 불의하게 좌지우지하는 세상입니다.

 

불의한 자들은 진정 이 세상이 자기들의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하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꾸미고 조작을 하면서도

그것이 죄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권력유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쁜 것은 자기들을 반대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짓밟으며,

자기의 반대자들은 다 가라지이니 뽑아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는 이러한 사람들이 판치는 것을 아주 똑똑히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정 누가 가라지입니까?

적반하장, 더 큰 죄를 지었으니 그들이 가라지이고

그 가라지들을 우리가 뽑아버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주님께서는 ‘아서라, 말어라!’ 하십니다.

우리가 그들의 불의를 고발하고 바로 잡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가라지라고 단죄하고 뽑아버리려는 것은 똑같은 불의이고,

무엇보다 그럴 권한이 우리에게 있지 않고 당신에게 있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 앞에서 우리는

한 편, 나 또한 뽑혀야 할 가라지임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다른 한 편, 주님 친히 밀과 가라지를 가리시리라는 희망을 가져야겠습니다.

 

내 안에서 먼저 나의 불의를 뽑아버리기로 결심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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