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405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나는 허무주의자다.

그런데 그것이 내가 허무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허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는 오늘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데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허무를 저는 왜 좋아할까요?

물론 그 허무가 제가 좋아할만한 허무이기 때문인데요,

제가 좋아할만한 허무란 창조적 허무입니다.

창조적 파괴와 맥을 같이 합니다.

 

새 집을 짓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던 집을 파괴해야만 하는데,

공연히 집을 부수는 게 아니라 그 집이 이제는 더 이상 집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보기 흉하기 때문에 부수는 겁니다.

 

그러므로 허무는 천지창조 이전의 상태이고,

허무의 원조는 천지창조 이전의 허무입니다.

 

그러므로 심지어 이렇게 애기할 수도 있습니다.

허무는 천지창조 이전의 상태일 뿐 아니라 곧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천지창조 이전의 허무이셨고 거기서 모든 것이 생겨났으며

생겨난 모든 것은 이 하느님이신 허무로 되돌아가게 되어있다.

 

이것을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허무란 말은 빌 허虛와 없을 무無로 이루어졌습니다.

 

우선 하느님은 무無이십니다.

그러나 무이시지만 안 계시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없애시며 모든 것을 있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무로부터(ex nihilo) 모든 것이 생겨났다는 말이 이 뜻입니다.

 

다음으로 하느님은 허虛이십니다.

허이신 하느님은 끊임없이 자신을 비우시고,

그래서 텅 빈 분으로 늘 계시지만

비우심으로써 모든 것을 채우시시고,

텅 비어 계심으로 사실은 가득 차신 분, 곧 허허실실虛虛實實이십니다.

 

하느님은 이러하신데 우리 인간은 허무로 되돌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허물기는커녕 더 쌓으려고 하고,

비우기는커녕 더 채우려고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재산문제로 다투는 사람에게

탐욕에 빠지지 말라는 뜻으로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그런데 탐욕貪慾이란 게 무엇입니까?

욕구하는 것을 탐하는 것인데,

비우려하지 않기에 욕구가 생기고,

욕구를 채우려 하기에 탐욕이 생기는 것입니다.

 

어제부터 저와 수련자들은 여름 체험 프로그램에 돌입하였습니다.

그래서 대전 수련소를 떠나 지금 전남 장성 노인 요양원에 와 있습니다.

오는 길에 저희는 전에 제가 녹음해두었던 노래 하나를 듣게 되었는데,

그 노래의 내용이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입니다.

 

오래 간만에 이 노래를 들으며

진정 모든 것이 바람결의 먼지와 같음을 다시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지만

진정 모든 것은 허무로 돌아가게 되어 있고,

우리의 삶, 특히 영적인 삶이란 바로 허무화의 삶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허무화가 바로 창조적 허무화입니다.

창조적 허무화는 상태를 천지창조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며,

하느님께서 새롭게 창조를 하시도록 모든 것을 허무로 만드는 것인데,

어차피 허무로 돌아갈 우리는 스스로 자신과 모든 것을 허무로 만드느냐,

아니면 스스로 허무로 만들지 않기에 하느님께서 허무로 만드시느냐,

우리는 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Aug

    연중 제 18 주일-나는 허무주의자다

    “나는 허무주의자다. 그런데 그것이 내가 허무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허무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는 오늘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데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허무를 저는 왜 좋아할까요? 물론 ...
    Date2013.08.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05
    Read More
  2. No Image 03Aug

    연중 17주 토요일-생명의 무게

    여름만 되면 저는 모기와 신경전을 벌입니다. 이 신경전의 역사는 오래 됐습니다.   저희 프란치스칸들은 저희 은사인 순례자와 나그네 삶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무전 순례를 하곤 하는데 여름에 할 경우 애로 사항 중의 하나가 모기와의 싸움입니다. ...
    Date2013.08.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911
    Read More
  3. No Image 02Aug

    연중 17주 금요일-쪽박으로 바닷물을 다 퍼담을 수 없다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탁 드는 생각은 이런 거였습니다. 쪽박으로 바닷물을 다 퍼 담을 수 없고, 호수로는 하늘을 다 비춰 담을 수 없다.   주님의 ...
    Date2013.08.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17
    Read More
  4. No Image 01Aug

    어느 수련자의 강론

    ‘온갖 종류의 물고기를 모아들인 하늘나라’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그물이 가득차자 사람들이 ...
    Date2013.08.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97
    Read More
  5. No Image 01Aug

    연중 17주 목요일-그물에 걸린 나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에 걸린 나>   나는 그물에 걸렸다.   그러나 나는 그물에 걸린 줄 몰랐고 그 넓은 바다를 정말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그래서 그 바다는 정말 나의 바다였다. 나는...
    Date2013.08.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71
    Read More
  6. No Image 31Jul

    네가 바로 나의 보물이다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연중 제17 주간 수요일, 마테 13,44-46)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밭에 숨겨진 보물로서의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그 말씀을 묵상하면서 성경이야말로 정말 무궁무진한 보물이 뭍혀 있는 보물밭이라...
    Date2013.07.31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655
    Read More
  7. No Image 31Jul

    연중 17주 수요일-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한 번 맛 보았다면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오늘 복음을 묵상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떠오르는 시편 구절이 있습니다.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왜 이 시편이...
    Date2013.07.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2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11 1012 1013 1014 1015 1016 1017 1018 1019 1020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