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756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는 형제들이다.”

저는 지금 유치원 책임도 맡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유치원 개학을 하면서
새로 입학하는 아이들의 학부모에게 며칠에 걸쳐 유치원 소개를 했는데
그중 하루, 학부모에게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건 개신교건 믿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처음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하느님” 소리 빼고 강의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형제님”, “자매님” 소리도 빼고 말을 하려니 여간 힘든 게 아녔습니다.
앞에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는데 강의 시작 때 “형제님”이라고 하려다
“어르신”이라고 하였는데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었고
그렇게 부른 것이 맞았나 하는 생각이 나중에까지 들었습니다.

왜 내가 형제라는 호칭을 자신 있게 쓰지 못했을까 반성을 하면서
앞으로 이 형제라는 호칭을 그냥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유의미하게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떤 유의미입니까?

첫째로 오늘 복음 말씀처럼 한 분 아버지의 같은 형제라는 뜻으로.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형제라고 할 때마다 하늘 아버지를 늘 염두에 두라는 겁니다.
형제란 한 아버지의 같은 자식이니 말입니다.
아버지는 형제를 이루는 절대적인 조건입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을 형제라고 하는 것은
피가 아니라 한 아버지의 한 성령으로 형제 되었다는 뜻입니다.

제가 아는 분에게 들은 얘깁니다.
원양 어업을 하는, 배를 몇 척 가지고 계신 분인데
고기를 잡으러 남미 쪽으로 가던 중에 배가 고장이 나
어느 나라에 우선 기항을 하고 거기서 배를 고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고칠 수 있는 걸 한 달이 가도 못 고쳐서
속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중에 주일이 되어 성당에 갔답니다.
기도를 하는데 푸념 식으로 “하느님, 이 족속은 왜 이 모양입니까?
빨리 배를 고쳐야 고기를 잡는데 이렇게 늘어터지니!
빨리 배를 고치게 해주세요.” 뭐 이런 식으로 기도를 했답니다.

그렇게 기도를 하다가 문득 자신이 남의 나라에서
한국말로 기도를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리고 이내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었답니다.
하느님께는 어디서 무슨 말로 기도하든 상관이 없고,
모든 민족이 같은 당신의 자녀인데
인간이 민족을 구별하고 말을 구별하며
심지어는 차별을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기가 그 사람들을 무진장 무시했음을 깨달았고,
다음 날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청했더니
사람들이 일사천리로 배를 고치더랍니다.

진정 같은 아버지 하느님 안에서 사람들을 보지 않으면
진정한 형제애와 형제 관계는 있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얘깁니다.

둘째로 윗사람은 아버지 하느님 한 분 뿐이시라는 뜻으로.
윗사람은 아버지 하느님 한 분 뿐이기에
인간은 누구나 같은 형제로 높낮이와 우열이 없습니다.
돈과 권력으로 누구 위에 있지 않음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사랑으로도 그리고 영적 권위로도 누구 위에 있지 않는 겁니다.

제가 제일 조심해야 할 점이 바로 이 점입니다.
아무도 아버지 소리를 듣지 말라고 하시는데 저의 호칭은 신부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하긴 하는데 존경하는 사랑을 하지 못하고
위에서 베풀고, 하사하고, 큰 선심을 쓰는 듯한 사랑을 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라는 말을 쓸 때마다 받드는 사랑은 못할지라도
형제로서 사랑하리라는 마음을 다지는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까치 2012.03.17 10:45:01
    교회안에 형제님 자매님 그소리가 저에게는 그렇게도 행복햐게 들립니다. 때로는 나도모르게 신부형제님부르고 다시정정하며 눈물도흘리고 누가저에게 자매님 부를때 저는 감격합니다 그 의미저는압니다 쉽게부를수 없다는것을 하느님나라에는 모두형제자매임을 바로 그날을 바라보며 작은 형제회 그단어 너무도아름답고 사랑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8Mar

    사순 2주 목요일- 누가 우리의 라자로인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상선벌악賞善罰惡이라는 말이 있지요. 선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 벌을 준...
    Date2012.03.08 By당쇠 Reply1 Views899
    Read More
  2. No Image 07Mar

    사순 2주 수요일- 고배와 축배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예, 마실 수 있습니다.” 고배苦杯와 축배祝杯 오늘 주님과 제자 사이에 너무도 듣기 민망한 얘기가 오갑니다. 주님은 고배를 각오하시는데 제자는 축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지금 죽으러 예루살렘에 가...
    Date2012.03.07 By당쇠 Reply2 Views891
    Read More
  3. No Image 06Mar

    사순 2주 화요일- 사랑도 우열없게

    “너희는 형제들이다.” 저는 지금 유치원 책임도 맡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유치원 개학을 하면서 새로 입학하는 아이들의 학부모에게 며칠에 걸쳐 유치원 소개를 했는데 그중 하루, 학부모에게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건 개신교건 믿는 사람들...
    Date2012.03.06 By당쇠 Reply1 Views756
    Read More
  4. No Image 05Mar

    용서의 됫박을 만들자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용서란 무엇인가? 용서란 죄에 대한 망각이 아니다. 용서란 죄에 대한 묵인도 아니다. 용서란 죄에 대한 관대함도 아니다. 용서란 죄인을 용서하는 것이지 ...
    Date2012.03.05 By당쇠 Reply0 Views724
    Read More
  5. No Image 04Mar

    사순 제 2 주일-아끼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아야 사랑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사랑은 아끼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아끼는 것을 아끼지 않고 주고, 사랑은 아끼는 것을 주고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오늘 사순 제 2 주일의 독서들에는 공통된 단어가 나옵니다. “아...
    Date2012.03.04 By당쇠 Reply1 Views751
    Read More
  6. No Image 03Mar

    사순 1주 토요일- 원수 기도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
    Date2012.03.03 By당쇠 Reply1 Views754
    Read More
  7. No Image 02Mar

    사순 1주 금요일- 의로움을 능가하자!

    “너희의 의로움이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너희의 의로움, 곧 우리의 의로움과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 우리의 의로움과 바리사이의 의로움은 달라야 한다는 말씀인데, 무엇이 바리사이의 의...
    Date2012.03.02 By당쇠 Reply2 Views88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00 1101 1102 1103 1104 1105 1106 1107 1108 1109 ... 1373 Next ›
/ 137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