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여러분, 나는...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이것이 바오로 사도에게는 지고의 가치라고 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말고도 다른 지식이 많다는 뜻이고,
실로 다른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런 사람을 옛날 우리 수도원에서는 백과사전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ChatGPT라고 하면 좋을 것입니다.
지난번 미국에 갔을 때 한 형제를 만났는데 저는
이 형제를 통해서 ChatGPT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그때 오늘 독서에서 얘기하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뭐냐?’라고 물었더니
1초도 안 지나서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를 체험하며,
자기의 삶이 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지식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서는
영적 경험과 관계의 발전으로, 이를 통해 신앙인들은 삶의 가치와 방향성을
새롭게 하고,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순종을 키워가게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저는 너무도 놀랐습니다.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놀랍기도 했고
1초도 안 되어 답을 제공하기에 더 놀랐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은 잡다한 정보의 습득이 아닙니다.
제가 옛날에 그 ‘백과사전 형제’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존경스러운 것이 아니었고,
그 쓸데없는 지식을 왜 그리 많이 모으고 있고 모아놓고 있느냐? 그것이었습니다.
영적인 지혜 곧 하느님을 많이 알아야지 그런 것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쓰레기들을 내 머리 안에 수북이 쌓아놓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었던 것인데
실제로 그 형제는 얼마 안 있다가 수도원을 떠났습니다.
실로 우리는 그리스도를 많이 알아야 하고 하느님을 많이 사랑해야지
그러지 않고 다른 걸 많이 아는 것은 쓰레기를 많이 모으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 외에 다른 지식은 쓰레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아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아는데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아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론을 아는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ChatGPT도 그리고 악령들도 그리스도론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란 그것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를 체험하고,
정보의 습득을 넘어서는 영적인 체험과 관계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잘 알지만
ChatGPT 자신은 하느님 사랑과 은혜를 체험치도 않고 관계도 발전하지 않지요.
프란치스코가 권고에서 얘기하듯 악령들도 천상과 지상 일을 얼마나 잘 압니까?
신학자를 수백 수천, ChatGPT를 수백 수천 합쳐놓은 것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더 잘 알고 있어도 당신과 내가 무슨 상관있냐고 하는 것이 악령이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은 바오로처럼 그것을 통해 인생이 바뀌어야 하고,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으로 들어가야 하며 하느님 사랑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예수의 원수였던 바오로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난 다음엔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요 종’이라고 자기의 모든 서간에서 자신을 소개하지요.
이처럼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가진 우리는 다른 것들은 쓰레기로 여기는 한편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으로 들어가고 하느님 사랑 안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