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제 생각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진정 쓸모없는 종은
‘저는 쓸모없는 종’이라고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해야 할 일을 충실히 그리고 잘한 종만이,
그래서 주인으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은 종만이
저는 쓸모없는 종일 뿐이라고 겸손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불충실로 인해 인정과 사랑을 못 받은 종이
쓸모없는 놈이라고 야단맞으면 불충실하였음에도
제가 왜 쓸모없냐고 되레 반발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쓸모없는 사람이 쓸모가 있다고 되레 강변하는 법이고,
칭찬과 사랑을 받지 못해 쓸모 있다는 자존감이 없는 사람이
쓸모없다고 얘기하면 되레 쓸모가 있다고 강변하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님께서 쓸모없는 종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를 종의 주제이고 게다가 ‘쓸모까지 없는 종이야!’라고
수모를 주시는 말씀이거나 우리를 비참하게 만드시려는 것이 아닙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고,
쓸모없는 종이라고 우리가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는 자존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보다 앞서 주님께서는 다른 비유를 드셨습니다.
종을 식탁에 앉히고 주인이 시중드는 비유를 말입니다.
12장에서 이 비유를 드신 다음 17장에서 오늘의 비유를 드시는 겁니다.
어쨌거나 사랑받는 사람이 겸손합니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겸손합니다.
그러니 겸손하지 않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겠습니다.
이것을 묵상하는 오늘 우리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