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평화의 혁명가 성 프란치스코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진리는 그것을 보는 사람의 눈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는 과거의 안경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보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거부당하는 이들이 제 길을 찾아가고, 꼭대기가 아니라 바닥에 있는 자들에 의해, 무엇을 이루고 성취하는 능력의 노예로 만드는 세상의 변두리에서,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보다 더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도와 관상의 영역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생산성이 없는 이들, 곧 아이들과 노인들,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과,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지고 살아가는 이들, 목마름과 배고픔을 겪는 이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려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들과 배우지 못한 이들, 미디어와 가깝지 않은 이들이 하느님께 의존하여 훨씬 하느님과 가깝게 살아가는 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를 착취하는 자국 우선주의 신봉자들에 의해 전쟁과 폭력으로 죽이고 빼앗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동물의 왕국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저지르는 무수한 살육의 현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의지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자만심이 공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영역에서부터 단체와 공동체, 국가들 사이에서 관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에 굴복하지 않고 말씀에 굴복하는 이들과 더불어 허물어진 관계를 회복하게 하십니다. 인류 역사가 말해주듯이 인간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 가장자리와 변두리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힘없는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모든 조건을 풍족하게 채워주셨지만 카인과 아벨의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하느님을 저버리고 살아가는 인간의 실상을 보아왔습니다. 과도한 인간의 탐욕은 어느 시대에도 있어 왔으며 지금도 여전합니다.

 

평화와 공존은 개인으로부터 나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산상설교에서 하느님 나라의 행복에 대한 말씀을 읽으면서 어떻게 비폭력과 단순하고 간소한 삶을 가르치셨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예수께서는 용서와 원수 사랑을 가르치셨지만, 우리는 그것을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세상을 바꿔 놓아야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개인의 변화와 세상의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장차 올 내세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평화를 일구는 도구로써 살아가기보다 편한 쪽을 택했습니다. 우선의 이익과 즐거움, 그리고 편안함을 먼저 찾았습니다. 보편적 구원보다 개인의 구원에 더 많은 투자를 해 왔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야 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위대한 평화 혁명은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부유했지만 가난하고 겸손하신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면서 가난을 선택하였고 겸손하게 살았습니다.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겸손하심이 그의 삶을 바꿔 놓았습니다.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고 인간의 동등성을 취하신 한없이 자신을 낮추신 예수님의 육화와 수난의 사랑이 그의 삶을 사로잡았습니다. 우리는 그의 삶을 배워야 합니다. 역사적 편견이나 한계를 극복하고 바닥으로부터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를 망치는 배타적인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이 관계 안에 설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나만 찾는 교회에서 누구도 제외하거나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보편적 교회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가톨릭이라는 보편교회가 원수 사랑과 비폭력에 대한 예수님의 분명한 가르침을 제대로 알아들을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도구적 존재로서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공존의 지혜를 배우면서 다시 태어나는 성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성모님처럼 누군가를 품에 안으려는 몸짓으로 과감히 허용하고 과감히 내려놓는 마음으로 대림절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기까지 한없이 자신을 낮추시는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겸손하심이 우리의 관계를 비추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241124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2 말씀이 사람이 되신 육화의 신비 (성탄절 묵상)   말씀이 사람이 되신 육화의 신비 (성탄절 묵상)   성탄은 볼 수 없었던 하느님을 볼 수 있는 하느님으로 경험하게 하신 육화의 신비입니다. 그리스도의 신비 ... 이마르첼리노M 2024.12.24 243
1551 비상계엄의 결과 비상계엄의 결과   위임받은 권한을 자기 것으로 남용한 결과 무지와 무책임과 무능에서 나온 결과 자아도취의 심각한 중독의 결과 이기심과 과도한 탐욕의 결과... 이마르첼리노M 2024.12.05 77
1550 잔을 닦는 죽음 잔을 닦는 죽음   “먼저 잔의 속을 깨끗이 닦아라.” (마태 23,25-26) 미숙한 영성은 자기방어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도덕적 우위를 점령한 사람들은 우리... 이마르첼리노M 2024.11.28 99
1549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는 성찬례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는 성찬례   성찬례는 말씀 선포에 따른 실천적 행위로써 행동하는 자비가 관계 안에 자리를 잡도록 하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주는 ... 이마르첼리노M 2024.11.27 70
» 평화의 혁명가 성 프란치스코 평화의 혁명가 성 프란치스코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진리는 그것을 보는 사람의 눈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는 과거의 안경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보는 사람... 이마르첼리노M 2024.11.25 89
1547 열 다섯째날: 다른 이에 대한 진정한 관심 열 다섯째 날: 다른 이에 대한 진정한 관심 나에게 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당신이 자기 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그가 불친절할 때 자기를 보도록 말하면 분노... 김상욱요셉 2024.11.24 44
1546 하느님 손에 들려있는 나의 자유 하느님 손에 들려있는 나의 자유   선악과를 먹은 것이 죄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높은 자리에 앉는 순간 악을 저지... 이마르첼리노M 2024.11.16 89
1545 도구로써 존재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도구로써 존재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루가 17, 21)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 이마르첼리노M 2024.11.14 55
1544 성 프란치스코의 갈망에 비춰본 나의 갈망 성 프란치스코의 갈망에 비춰본 나의 갈망   성 보나벤투라는 대 전기에서 이렇게 프란치스코의 갈망을 보여 주었습니다. &quot;프란치스꼬는 최고의 스승으로부터 위... 이마르첼리노M 2024.11.07 383
1543 열 넷째 날: 과거 슬픔에 담긴 보석들 열 넷째 날: 과거 슬픔에 담긴 보석들 과거에 잠시 지나가듯 예상하지 않았던 슬픈 체험들이 당신 자신을 그리고 당신 삶을 보다 깊이 이해하도록 도왔던 일화들... 김상욱요셉 2024.11.05 78
1542 연결 연결   우리가 성서를 읽을 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의 위선을 질책하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들이 찾는 것은 도덕적 성취가 곧 구원이라는 가르침이었습니... 이마르첼리노M 2024.10.25 100
1541 하느님께서 그려놓은 큰 그림 하느님께서 그려놓은 큰 그림   하느님의 작은 부분을 체험한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이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진짜로 아는 사람은 성급하게 말하지 않... 이마르첼리노M 2024.10.24 77
1540 자연 안에서 꽃피는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적 선 자연 안에서 꽃피는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적 선   자연은 자연스럽게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냅니다. 평온한 자연은 상처받은 사람을 치유하는 하느님의 부드러운... 이마르첼리노M 2024.10.22 79
1539 가을 밤에 쓰는 달빛 소야곡 제2부 2/2 제2부 시작 6 사랑하는 건 부끄러운 감정이 아닙니다. 속으로만 삭이던 말을 밖으로 내 보내도 괜찮습니다. 슬픈 여인들의 얘기가 어디 한두 가지에 그치겠습니까... 이마르첼리노M 2024.10.21 69
1538 가을밤에 쓰는 달빛 소야곡 제 1부 1/2 가을밤에 쓰는 달빛 소야곡   1 찬 바람이 부는 어느 가을날 지나온 세월의 굴곡을 보는 듯 거칠어진 아버지의 손으로 억새들의 하얀 머릿결을 쓰다듬는 손길을 ... 이마르첼리노M 2024.10.21 7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4 Next ›
/ 1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