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시몬과 안드레아를 보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이 표현은 공관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실 때 사용된 표현하고
다릅니다.
부유한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방법을 물을 때는
'나를 따르라'는 동사로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에 나오는 표현을 직역하면
'내 뒤로 오너라'가 됩니다.
나의 제자가 되라는 뜻을 가진 동사가 있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여기에서
왜 그 표현을 사용하지 않으실까 생각하게 됩니다.
시몬과 안드레아를 부르신 장면은
공관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사람을 부르신 첫 장면입니다.
요한복음에서도 안드레아가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먼저 제자가 되지만
거기에서는 예수님께서 직접 부르는 식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암튼 공관복음에서 시몬과 안드레아는
첫 제자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제자가 되라는 표현이 아니라
내 뒤로 오라는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이 방식은 당시 다른 스승들과 달랐습니다.
예를 들면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고
사람들이 그에게 세례를 받으러 왔다는 것은
그에게 가르침도 받으러 온 것을 뜻했습니다.
즉 세례를 받으면서 그의 제자가 됩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가르침을 주고 받는 관계가 생깁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예수님의 뒤로 가면서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똑같이 살도록 초대하십니다.
물론 그 안에 가르침을 주고 받는 관계도 있지만
그에 앞서 삶을 똑같이 모방하는
모방을 넘어 함께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함께함은
시몬과 안드레에게서
죽음의 모습으로도 나타납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 둘은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2의 그리스도, 제3의 그리스도로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가 가진 한계 때문에
예수님을 온전히 흉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삶을 하나하나 뒤따라갈 때
우리도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