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는 자신의 복음을 시작하면서
예수님의 족보를 이야기합니다.
아브라함부터 이어져내려오는 역사를 말하면서
구약을 요약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족보는 인간의 역사입니다.
그 족보 안에 예수님께서도 포함되신다는 것은
이제 예수님께서 인간의 역사 속에 들어오셨음을
뜻합니다.
요한이 말하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구약의 역사 속에서 하느님께서는
점점 볼 수 없는 분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역사 속에 함께 계셨지만
구약은 하느님을 볼 수 없는 분으로 묘사하면서
인간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분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관계를 맺고는 있지만
하느님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이
따로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 그 분리는 그리스도의 육화로 없어집니다.
하느님 세상과 인간의 세상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기 때문에
인간이 있는 곳에서 하느님 나라가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께서 계시는 저 위만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우리가 있는 이곳도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신성이 좋은 것처럼
인간의 인성도 좋은 것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나약함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으로, 있는 그대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에 들어오심은
인간의 모습을 하느님께서 인정해 주시고
사랑해 주심을 뜻합니다.
걸려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을 탓하시기보다
한 번 더 용기를 내어 일어날 수 있게
손 내밀어 주심을 말합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습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성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 기쁨에 벌써부터 들떠서 지낼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