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는 마태오복음에서
요셉의 협력을 들었다면
오늘 우리는 루카복음에서
마리아의 협력을 들었습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도
하느님을 통해 아기를 잉태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마리아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천사가 엘리사벳을 이야기하면서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말했을 때
마리아는 비로소 천사에게 응답하게 됩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인사할 때
마리아는 천사의 인사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천사가 나타나고
알 수 없는 말로 인사를 하는 것이
언뜻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리아와 천사는 대화를 이어갑니다.
지금 당장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아는 곰곰이 생각합니다.
천사도 마리아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결국 마리아는 천사의 말에 동의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의 이야기는
마리아가 하느님을 알아가는 과정을 묘사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아니 끝까지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리아는 이해되지 않는다고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것에 또한 천사도 함께하면서
마리아의 이해를 도와줍니다.
마리아의 이 모습은
우리의 신앙 여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신앙의 출발점은
하느님을 온전히 아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앙 여정은
잘 모르는 하느님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 하느님을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 있다는 것
모르기에, 이해되지 않기에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