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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24.12.24 23:01

성탄 밤 미사

조회 수 26 추천 수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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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탄생을 말하면서
 조금은 장황한 설명을 붙입니다.
 '마리아가 첫아들을 낳았다'라고 말해도 되는 것을
 그 문장 앞에 6개 절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그 사실을 말합니다.

 그 당시 황제와 총독의 이름을 이야기하고
 호적 등록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말하면서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역사 속의 한 인물임을
 말합니다.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 나타난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원래 살던 곳인 나자렛에서 태어날 수도 있었는데
 역사적 사건 때문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게 됩니다.
 그것으로 하느님께서 메시아를 보내주실 것인데
 그 메시아는 다윗 가문 출신으로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은 역사 속의 한 인물이면서
 동시에 메시아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셨음을
 설명하기 위해
 복음사가는 다소 긴 설명을 앞에 붙이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메시아를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그 메시아의 모습은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인간의 모습을 하느님께서 선택하셨다는 것은
 그 인간의 모습을 하느님께서 사랑하신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겪는 인간의 모습은
 나약함과 부족함 덩어리입니다.
 아프고 병들고 결국에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과정이 고통스러워
 고통을 해결하려 하고
 그러면서 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보다는
 거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시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나셨다는 것은
 우리 각자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심을 뜻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것에 응답하기 위해서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팔로 받아 안을 때
 우리는 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팔로 받아 안는 것처럼
 우리도 나 자신을
 아기를 안듯이 안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판단
 나의 허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잠시 멈추고
 포대기에 싸인 나 자신을
 감싸 안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따스함을 주시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십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그 따스함, 그 사랑에 젖어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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