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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의 시간에 (미래에 꽃피게 될 희망 안에서 위대한 민족이 겪는 고난들)

 

점점 가까워지는 새해의 발걸음

보내고 맞이하는 송년의 시간

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맞이할 것인가?

 

아닌 줄 알면서도 가고 싶은 길

설익은 욕망의 그 감미로움

그릇된 일의 열정

어리석은 이들끼리 나눠 갖는 공감이

혼돈과 어둠을 이 땅에 몰고 왔다.

 

강하고 안정되고 통제하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통제하는 관계를 만든다.

땅과 연결되지 않은 하느님을 믿으며

피와 살을 가진 삶과 연결되지 않고

종교심 안에 하느님을 가두고

행동하지 않고 말만 앞세우는 이들의 자만심이

사탄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었다.

 

내란과 국가적 재난 속에서도 믿는 이들은 희망을 본다.

추락하는 인간성

인간의 자유가 저지르는 참혹한 실상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

바닥의 진실에 직면해야 희망이 보인다.

공존과 공생의 길에는 자만과 공허의 혼돈을 거쳐야 한다.

바닥과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과정을 본다.

 

진리는 언제나 관계적 사랑으로 드러난다.

우리의 몸과 우리의 마음

물리적 세계와 주변의 세상과 씨름하지 않는 이론과 사상은 공허한 진리다.

인류에게 지금 필요한 진리는

구체적이며 우리의 실생활과 연관성이 있는 진리다.

우리가 실제로 본받을 수 있고 인간적 기준을 세워주는 그리스도가 필요하다.

 

너와 나의 관계적 현실에 대답할 수 있는 진리

예수님의 탄생과 죽음 사이

예수님의 말씀과 실천적 삶을 살아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시간과 공간과 마음의 여백뿐 아니라 너를 품어낼 여백은

언제나 나의 죽음 뒤편에서 마련된다.

나에게서 내가 죽는 그 죽음의 순간들이 영이 활동할 여백을 만들기 때문이다.

성탄의 신비가 죽음과 부활의 신비로 연결되어 있다.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이 볼 수 있는 사랑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미래에 꽃피게 될 희망 안에서 과정의 죽음을 본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열정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이다.

도구적 존재로 살아가는 이들이 만들 위대한 삶의 축제를 미리 본다.

 

도구적 존재로 살아가는 믿는 이들의 기쁨이 커지면

하느님 나라가 미래에 있지 않고 현재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미래에 꽃피게 될 희망 안에서 위대한 민족이 겪는 고난의 현장에서

아픔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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