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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리 그랑바르드 지역(Les Grands Boulevards) (1875)

작가 : 피에르 오귀스트 르노와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크기 : 켐퍼스 유채 52.1cm x 63.5cm

소재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성미술이라고 하면 성서의 내용이나 일화 아니면 예수님, 성모님 또는 교회 안에 알려진 여러 성인들의 일화나 모습을 전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표현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다.


먼저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것이니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모든 것을 하느님의 작품으로 볼 수 있으니 세상에서 성미술에서 제외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어떤 신앙적 주제의 선정보다 세상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훈련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


작가는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어렵게 미술 공부를 하면서 다른 작가들과는 좀 특이한 작품을 창출하게 되었다. 작가는 중산층 인간들의 안정된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따스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함으로서 많은 이들로부터 환영을 받아 그의 작품은 성공한 사람들의 거실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그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로서, 여성 육체를 묘사하는 데 특수한 표현을 사용했으며 또한 풍경화에도 뛰어났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인상파 화가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뛰어나게 화려한 멋을 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의 화풍은 기본적으로 화사하지만 여성을 따뜻하고 사근사근하게 묘사함으로서 인간이 삶의 안정된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표현하는데 대단한 기교를 사용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림을 제작함으로서 다른 화가들과는 비길수 없는 부를 축척하고 명성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우아하며 부드럽고 다채롭다. 한 폭의 그림 그 자체이며 어떤 작품이던 주제가 행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른 화가들과 특별히 구분되는 행복을 그린 화가였다.


전통적 성미술의 경향은 성서의 내용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우선 선택을 하게 되면서 성서에 나타나는 가난에 대한 예찬, 어려운 고통속에서도 신앙을 지킨 성인 성녀들의 영웅담이 주제가 되면서 지상의 행복한 삶은 천상에서 받을 축복에서 제외되는 것 같은 생각을 키웠기에 지상 삶에서의 행복에 대한 것은 극히 제한적으로 표현했으나 작가는 달랐다.


예술가로서 작가가 지녔던 생각은 그가 한 다음과 같은 말에 가장 잘 요약되어 있다. 


"하느님이 계시는 천국과 같은 세상, 이것이 내가 그리고 싶은 작품의 구체적 모습이다." 




그는 성서에 나타나는 내용이나 다른 가르침 보다 인간의 행복을 원하시는 분이신 하느님에 대한 그의 철석같은 믿음의 바탕에서 작품을 제작했다. 이것은 성화의 많은 부분이 인간 삶을 정화해서 하느님이 원하시는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일념에 인간의 사치나 호화로움 그 자체를 죄로 인도하는 것으로 단죄하게 되었다.

또한 복음적 가난의 수용과 희생의 가치 강조는 어쩔 수 없이 현실 삶의 안정됨과 아늑함은  인간을 하느님과 멀어지게 만드는 위험한 것으로 표현되기도 했으나 사실 성서에 하느님이 인간의 행복을 주시는 분임을 강조하는 부분이 많다.


작가가 그린 이 지역은 파리에서도 활기찬 지역으로 저녁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멋진 클럽과 콘서트홀로도 사용되는 아르데코풍 그랑 렉스 극장으로 유명한 매력적인 지역이다. 이 지역은 1869년에 세워졌으며 파리에서도 삶의 멋과 여유를 찾는 사람들에게 두루 개방된 지역으로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는 그런 인기 지역이었다.


1850년부터 파리는 현대적 수도로서의 모습으로 변모되던 시기였다. 멋스러운 파리의 도시화가 야심차게 진행되던 시기로 오늘도 자랑스러운 부분으로 평가되는 공원 부지가 조성되던 시기였다.


이 작품의 배경은 이런 시기에 파리에서도 가장 현대적이며 매력적인 도시의 한 지역으로 부상되던 곳이었으며 중류층 파리 시민들이 자기들이 지닌 삶의 여유를 만끽하며 산보하던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작가는 바로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의 긍정적인 표현을 이 작품을 통해 하고 있다. 시편 128편엔 하느님은 당신을 찾고 계명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시는 분이심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 모두 그분의 길을 걷는 이 모두! 네 손으로 벌어들인 것을 네가 먹으리니 너는 행복하여라, 너는 복이 있어라. 네 집 안방에는 아내가 풍성한 포도나무 같고 네 밥상 둘레에는 아들들이 올리브 나무 햇순들 같구나. 보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이렇듯 복을 받으리라. 주님께서는 시온에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어 네 평생 모든 날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며 네 아들의 아들들을 보게 하시리라. 이스라엘에 평화가 있기를!”(시편 127, 1-6)

 

어린 시절,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모를 따라 파리로 이주해서 아름다운 안정된 삶을 누리는 인간들의 삶을 묘사한 작품으로 경제적 안정도 이룩한 그에게 파리의 아름다움은 새로운 안정에 대한 만족과 함께 깊은 행복의 표적이 되었다. 


훗날 그가 회상 하기를 파리의 모든 것은 그에게 자신의 집처럼 푸근하고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당시 유명한 건축 설계사가 과감히 시도한 시원하게 넓은 도로에 멋진 거대한 건물들이 자리잡은 풍경은 그에게 더 없는 마음의 여유와 자부심을 주는 곳이었다. 작가는 본인의 마음에 드는 이 거리에서 할 일 없이 빈둥대면서 유유자적하는 인간들에게도 살아있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너무 다양한 계층의 인간들이 삶의 안락과 행복에 도취된 상태로 거리를 채우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머무는 곳에서의 행복과 만족의 체험이다. 희미하게 드러나고 있는 군상들은 주위의 자연과 건축물과 어울려 큰 기쁨을 품어내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 등장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즐기는 군중 중 하나로 자신을 자리매김 했다. 길거리 사람들의 옷 매무새는 일괄적으로 고급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이 안정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표시하고 있으나 이들의 신분이 어떤지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여기서 작가는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자족의식으로 아쉬움이 없는 사람들의 행복을 이 거리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성가집에 있는 다음 성가의 가사는 이 작가의 표현을 너무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이 지었네. 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과 함께 살아가리라.”


오늘날 우리들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습관을 키운다면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매일의 일상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차원높은 미의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살기가 나아지면서 우리는 관광이나 여가의 기회를 가지면서 우리의 열악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더 많이 배우게 되었다.


파리의 세느강 연변은 너무 아름다운데 우리의 한강 주변은 콩크리트 건축물의 숲으로 이어진 삭막한 곳이라는 생각을 고착시키면서 우리의 부족한 면을 열등의식으로 표현하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아파트의 구조 역시 넓은 땅에서 형성된 유럽과 다른 효율성이 높은 구조이며 주변 지역 경관 역시 편리하고 아름답게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작가의 같은 태도로 우리 삶의 공간을 바라 본다면 우리 나름의 행복 체험을 통한 신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일생을 두고 추구했던 작품 성향은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축소판과 같은 자연 속에서 인간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작품의 장면 처럼 내가 머무는 공간과 인간 관계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는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작가가 일생을 다해 추구했던 목표, 즉 "하느님이 계시는 천국과 같은 세상, 이것이 내가 그리고 싶은 작품의 구체적 모습이다." 라는 마음으로 주위를 바라보노라면 우리는 어떤 처지에서든지 작가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사람의 하나가 되면서 하느님의 작품 전시장인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삶의 행복에 젖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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