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저희 수도원 농장도 봄 농사 준비를 하였습니다.
밭을 갈아엎은 다음 고랑을 쳐 이랑을 만들고
두엄더미를 뒤집어 잘 썩은 두엄을 밭에 뿌리고
씨를 뿌릴 준비를 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친 김에 겨우내 바닥에 널 부러져 있던
말라비틀어진 나뭇잎과 삭정이를 걷어다 태우고 대청소를 하였는데
낙엽을 들추니 그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던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온통 고개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새싹들은 겨우내 이 낙엽을 이불 삼아 덮고 있었던 겁니다.

옛것의 퇴장과 새로운 것의 등장.

순간, 감동이 울컥 올라왔습니다.
파릇파릇 새로운 싹을 내민 것도 감동이었지만
겨우내 이불이 되어준 늙고, 낡고, 삭은 이파리들도 감동이었습니다.
이것들도 한 때 새싹이었고 푸르른 생명의 때가 있었으며
하늘로부터 부지런히 태양과 바람을 날라주고,
때가 되었을 때는 기꺼이 땅으로 떨어진 것들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때보다 먼저 저무는 때가 있었고, 썩는 때가 있었으니
그러니 우리는 이 저무는 때와 썩는 때를 무시치 말 것이며
저묾이 그리고 썩음이 사랑 아니라고 우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새싹의 돋음이 사랑을 먹고 태어남이라면
잎새의 저묾과 썩음은 사랑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새싹은 사랑이 되어준 잎새의 사랑을 먹고 태어난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이 때를 벗어나게 해달라고 아버지께 청하려다
마음을 바꿔 이 때를 위해 당신이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때란 당신이 돌아가셔야 할 때입니다.
그렇게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탄을 주던 가르침도 이제는 접으시고,
많은 이의 병고와 애달픔을 고쳐주고 달래주던 사랑도 이젠 접으시고,
죽는 사랑을 하셔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이 때란 당신이 돌아가실 때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아버지의 때입니다.
아버지께서 정해주신 때이고,
그 때에 순종하는 때이며,
이웃을 위해 썩는 사랑의 때입니다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 위해서 지금은 죽습니다.
자기 사랑,
이웃 사랑,
아버지 사랑이 그러니 이 죽음 안에 다 있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까치 2012.03.26 21:59:34
    혼자 읽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새싹의말씀 제 텀빈가슴 채워주시고 썩음이 사랑이 아니라고 우기지말아야 합니다. 그렁게도죽기싫어 늘 우기다못해 울기도하지만 어느새 새싹도피고 죽어서 힘없이 날리는 나뭇잎이기도합니다. 죽는사랑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9Mar

    사순 5주 목요일-믿음,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남을 잘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남을 도무지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보통 그러합니다.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과거에 긍정...
    Date2012.03.29 By당쇠 Reply2 Views804
    Read More
  2. No Image 28Mar

    사순 5주 수요일- 솔직히 인간은 자유롭지 않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는 정녕 자유롭게 될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혹자는 내가 자유로우면 되지 누가 무엇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말인가 하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왜냐면 자유란 “스스로 말미암는 ...
    Date2012.03.28 By당쇠 Reply3 Views819
    Read More
  3. No Image 27Mar

    사순 5주 화요일-우린 다 뱀에 물린 자.

    “우리가 주님과 당신께 불평하여 죄를 지었습니다. 이 뱀을 우리에게서 치워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우린 다 뱀에 물린 자. 이스라엘은 참으로 힘든 행진을...
    Date2012.03.27 By당쇠 Reply1 Views1100
    Read More
  4. No Image 26Mar

    주님 탄생 예고 축일- 청하지 않고 이루겠습니다.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아무 것이나 청하여라.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1독서)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 왔습니다.”(2독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복음...
    Date2012.03.26 By당쇠 Reply1 Views960
    Read More
  5. No Image 25Mar

    사순 제 5주일-아름다운 퇴장과 아름다운 등장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겠다.” “이제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
    Date2012.03.25 By당쇠 Reply1 Views875
    Read More
  6. No Image 24Mar

    사순 4주 토요일- 제 꾀에 제가 속다!

    “저는 그들이 저를 없애려고 음모를 꾸미는 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알려 주시어 제가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1 독서의 예레미아는 세상 사람들이 뭘 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알려주셔야 알아차립니다. 이런 사...
    Date2012.03.24 By당쇠 Reply1 Views991
    Read More
  7. No Image 23Mar

    사순 4주 금요일- 가랑이 사이로 지나갈지라도

    “그를 모욕과 고통으로 시험해 보자. 그러면 그가 정말 온유한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의 인내력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수치스러운 죽음을 내리자.” 어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신지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분의 ...
    Date2012.03.23 By당쇠 Reply2 Views111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7 1098 1099 1100 1101 1102 1103 1104 1105 1106 ... 1373 Next ›
/ 137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