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십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당신 말씀이 잘 전달되도록
배를 이용해서 조금은 사람들과 거리를 두십니다.
그것을 위해 배를 빌리시는데
정작 배의 주인은 예수님께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가서 고기를 잡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가 지금까지 예수님의 말씀에 귀기울였다면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알았을 것이고
그래서 선뜻 그 말씀을 따랐을텐데
베드로는 주저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 말씀에 따라 그물을 내립니다.
밤새도록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를 잡은 베드로는
놀라게 됩니다.
아마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는 있었지만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는 것에
더 생각이 빠져있었을 것입니다.
그 마음을 아시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고
정말 많은 고기를 잡게 됩니다.
베드로는 자기 마음을 들킨 것처럼 놀라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런 베드로와 그의 동업자들을
예수님께서는 제자로 부르십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단어 '따랐다'는
제자로서 예수님의 뒤를 따라감을 뜻합니다.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아 실망에 빠져 있을 때
하느님께서 다가오셔도
그분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눈 앞에 있는 절망스러운 상황은
나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다가오셔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어려움 속에 혼자 있는 우리에게
동반자가 되어 주십니다.
나에게 닥친 상황이 워낙 커서
그분의 다가오심을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십니다.
적극적인 응답이 아닐지라도
그 부르심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밀어 주시는 그 손을 잡을 때
오히려 절망에서 벗어나
하느님과 함께 또다시
새로운 것을 희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