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우리는 마르코 복음 7 장 끝부분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서 주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귀와 입을 열어주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서 고쳐주십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8장의 얘기로 눈먼 이를 눈 뜨게 하시는 얘기인데
오늘은 주님께서 그를 마을 밖으로까지 데리고 나가 거기서 고쳐주십니다.
그런데 두 얘기 모두 다른 복음에는 없고 마르코 복음에만 있는 얘기이고,
두 얘기 모두 주님께서 그들을 따로 데리고 나가 은밀히 고쳐주시는 얘기입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주님의 은밀함은 마르코가 좋아하고 강조하는 것인데
두 가지 깊은 뜻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는 주님의 은밀한 사랑입니다.
내밀한 사랑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주님의 공적이고 공개적인 사랑도 좋고 필요합니다만
내게는 내밀하고 사적인 사랑이 더 좋고 더 필요합니다.
나만 사랑해주신다는 느낌 말입니다.
이는 아빠가 나만 데리고 가 선물을 사주시며 나를 특별히 사랑해주시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시는데 아빠가 내게만 이렇게 해주시는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나한테는 이렇게 사랑을 느끼게 해주시는 것이 좋고 필요한 것과 같습니다.
가끔 그런 느낌이 있지 않습니까?
달이 모든 곳을 비추지만 내 창으로 들어온 달이 아주 특별한 느낌 말입니다.
세종대왕이 지었다고 하는 월인천강지곡이 있고 월천강이라는 말이 있지요.
월인천강(月印千江)은 달은 하나이지만 천 개의 강에 비춘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우리 믿음으로 바꾸면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 마음에 각기 달리 각인됩니다.
주님의 은밀함은 둘째로 감추심의 뜻이 있습니다.
당신의 신성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시는 것입니다.
낮추심과 겸손하심의 뜻이 있고,
우리와 같아지심의 뜻도 있으며,
낮추시어 우리와 같아지시는 겸손한 사랑의 뜻이 있습니다.
이렇게 마을 밖으로까지 데리고 나가 밀애를 나눈 다음,
주님께서는 눈먼 이에게 마을로 돌아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마을로 들어가 사람들에게 떠벌이지 말라는 뜻도 있지만,
제 생각에 이전 생활로 돌아가지 말라는 뜻도 있을 겁니다.
주님 사랑에 의해 신적인 사랑에 눈뜬 사람이
이전 인간적 사랑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뜻도 있지 않을까요?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