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에 관해 말씀하시는데
항상 아버지와의 관계 안에서 말씀하십니다.
위에서 왔다는 것은 아버지에게서 오신 것을
그래서 당신이 가시는 곳도
아버지께 돌아가는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이 세상에 보내신 분으로 살아왔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씀하십니다.
이 관계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예수님을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 관계성은
단순히 아버지의 파견자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나임을 믿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그렇게 깨달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에서 '내가 나'라는 표현은
구약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신 이름
'야훼'의 그리스어 번역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단순한 아버지의 파견자가 아니라
아버지와 일치된 존재임을 가리킵니다.
단순히 파견만 받은 예언자들과 달리
아버지와 일치된
신성을 지닌 분임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을 알아들은 사람들은
오늘 복음 마지막에서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믿다'는 동사는
전치사와 함께 나올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
뜻의 차이가 있습니다.
전치사가 없을 때에는 신뢰를 뜻하지만
전치사가 있을 때에는 신앙을 뜻합니다.
이 구절에는 전치사가 함께 나와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느님으로 믿었음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는 앞에서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뒤에야
깨달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미 사람들은 깨달은 것처럼 보이고
믿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리 아래에서 왔고
이 세상에 속할지라도
예수님을 알아보고 예수님을 믿을 수 있습니다.
능력이 없거나 출신이 좋지 않아서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과 하느님의 관계성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믿으려는 마음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우리의 믿음은 부족합니다.
때로는 의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신앙을 버리지 않고
신앙 안에 머무는 것이
그러한 의심과 불확실함에도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 머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