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누군가의 발을 씻어 주는 것은
그 당시에는 종의 역할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끝부분에도 나오지만
스승님이 직접 발을 씻어 주는 상황에서
베드로는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자기 발을 씻어 주시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씻어 주지 않으면
당신과 함께 아무런 몫도 갖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과 함께 갖게 되는 몫은
무엇을 가리킬지 생각해 봅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믿는 이들에게 주려고 하시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표현은 서로 다르게 나타날지라도
그것들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표현으로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빛을 주려고 하시고
생명을 주려고 하시는 것 등등
이 모든 것은 영원한 생명, 하느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주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종의 모습을 선택하십니다.
무엇인가 주고 받을 때
주는 사람이 윗자리에 서게 됩니다.
세속적으로 표현하면
받는 사람이 을의 위치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의 예수님 모습은
그와 정반대입니다.
주는 사람이 종의 위치에 있습니다.
꼭 받아달라고 사정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정말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사정을 하십니다.
당신께서 우리에게 주려고 하시는 것을 받으라고
사정하십니다.
당신께서 주시는 것을 받지 않으면
우리가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에
그 사정은 더 간절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을 받는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서 등등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을 받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그것을 거부하고
그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언제든지 주려고 하신다는 것
우리가 하느님께 방향을 돌리기만 하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그 마음이
지금은 사랑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사랑은 언제나 우리를 향한다는 것이
그 언젠가 우리에게 떠오르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