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 갔던 여인들은
제자들에게 돌아오는 길에 예수님을 만납니다.
루카복음을 빼고 나머지 세 복음서가 전하는 부활기사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가장 먼저 나타나신 대상은
여인 혹은 여인들입니다.
루카복음은
엠마오로 떠나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을
먼저 전하는데
루카에는 여인들 이야기가 없습니다.
증언의 비중이 없는 여인들에게
왜 먼저 나타나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르코를 빼고 두 복음서에서
여인들이 예수님을 만난 곳은 무덤 근처입니다.
즉 제자들과 달리 여인들은
집에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무덤에 왔다는 것을
예수님께 다가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인들은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께 향합니다.
가까이 가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예수님께서도 그 마음에 응답해 주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여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무덤에 간 것은 아닙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간 것은 아닙니다.
돌아가신 주님이라도 다시 뵙고 싶은 마음에
날이 밝자마자 급히 서둘러 갑니다.
하지만 무덤은 비어있습니다.
여인들의 노력은 헛수고처럼 보입니다.
헛수고라기보다는
방향이 잘못되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아니라
살아계신 분이기에
무덤에서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덤 밖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을 찾으려는 마음에
하느님께서는 응답해 주십니다.
그리고 그 응답은 생각하지도 못한 것까지도
우리에게 덤으로 주십니다.
처음에 여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리라
생각하지 못했고
거기에 덧붙여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평화도 선물로 주십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느님을 만나려는 그 마음을
하느님께서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십니다.
희망을 갖고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