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무슨 힘으로, 누구의 이름으로 그런 일을 하였소?”
오늘 복음은 갈릴래아가 무대입니다.
드디어 제자들이 주님의 지시대로 예루살렘에서 갈릴래아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갈릴래아를 기준으로 하면 돌아온 것이지만
예루살렘을 기준으로 하면 돌아간 것이며,
돌아간 것이니 예루살렘에서의 삶은 죽은 것입니다.
우리는 죽었을 때 돌아가셨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사도행전의 무대는 다시 예루살렘이고,
여기서 베드로 사도는 활약에 활약을 펼칩니다.
그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
베드로와 제자들은 예루살렘 삶을 청산하고 갈릴래아로 돌아왔습니다.
이때 베드로와 같이 갈릴래아로 돌아온 제자들은 총 여섯 명입니다.
다른 다섯 명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때는 없습니다.
오늘 저는 주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에
누가 제일 죄책감도 느끼고 허탈감도 느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역시 베드로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반석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시며 당신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셨고,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배반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그가 아닙니까?
그런데 반석 노릇도 하지 못했고 다른 제자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배반했잖습니까?
그래서 다섯 명은 떨어져 나가고 여섯 명만 배반자 패배자로 돌아온 것일 겁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고기잡이를 나가는데 이상한 것은 밤에 나갑니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 배를 탔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원래 밤에 고기를 잡아야 하는 걸까요?
그 옛날에도 집어등이 있어서 밤 고기잡이가 있었던 걸까요?
그런 것이 아니라면 오늘 고기잡이는 영성적인 밤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저께 강론에서 이미 나눔을 하였듯이
영성적으로 어두운 밤을 거쳐야만 새벽이 오는 그런 의미 말입니다.
아무튼 이 밤에 베드로와 제자들은 밤새도록 한 일이 허탕이 되는 체험을 하고,
새벽을 맞이하는데, 그런데 이때 주님께서 나타나 지시한 대로 그물을 치자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게 되고 가장 사랑받던
제자가 그들에게 나타나시어 지시하신 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그렇습니다.
갈릴래아는 이제 더 이상 베드로와 제자들의 고향이 아닙니다.
새로운 성소를 다시 받는 재 성소의 장소이거나
처음에 받았던 성소를 새로운 사람이 되어 다시 받는 재 성소의 장소입니다.
그러고 보니 주님께서 제자들을 예루살렘에서 갈릴래아로 가라고 하신 뜻이
바로 이것이고 이렇게 재 성소를 받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라는 거였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기 전의 그들은 힘이 없고 무기력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들이 무력하고 무기력했을 때 주님의 힘을 체험한 다음에는
주님을 힘입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힘차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가능합니다.
재 성소를 받는 것이.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주님을 힘입는 사람이 되는 것이.
그래서 힘차게 복음 선포하는 부활의 사람이 되는 것이.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