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주님께서는 오늘 당신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반대자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의 뜻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얼핏 생각하면
주님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편 가르기를 하시나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너무도 자기중심적이어서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을 반대자라고 하며 내치고 싶어 합니다.
저도 이런 면에서 마찬가지로 반대자를 내치고 싶어 하지만
나의 반대자는 반대로서 나를 돕는 사람이라고 애써 생각을 바꾸곤 합니다.
<나의 반대자는 반대로서 나를 돕는다.>
이런 생각은 내가 그르고 그가 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르지 않더라도 나와 그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하느님께서 그의 반대를 통해 나를 이끄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이유로 저의 반대자를 포용하고 반대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주님께서는 다른 이유로 당신께 대한 반대를 용납하실 수 없습니다.
곧, 당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기 때문에 반대를 용납지 않으십니다.
먼저, 주님은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시기에
그 길을 반대하고 거부하는 사람을 괜찮다고 하실 수 없으십니다.
주님께서는 길 잃은 양들을 찾으러 오셨고,
흩어진 사람들을 모르러 오셨다고 하셨지요.
이렇게 당신의 길을 따라 우리를 하느님께 모으고자 하시는 주님께서
자기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길 잃게 하고 흩어지게 하는 사람을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하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둘째로 주님은 진리이시기에 당신의 반대자를 용납하실 수 없습니다.
나와 다른 것을 우리는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나의 주장과 다른 것을 주장하는 것도 용납해야 합니다.
다른 것은 다를 뿐 틀린 것, 잘못된 것,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리와 반대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해서는 아니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진리를 반대하는 것일 경우 용납하실 수 없습니다.
셋째로 주님은 생명이시기에 당신의 반대자를 용납하실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랑을 위해 내가 죽는 것은 받아들여야 하지만
자기를 위해 남을 죽이겠다는 것은 용납해서는 아니 됩니다.
주님께서도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당신이 돌아가셨습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그러므로 자기를 위해 남을 죽이겠다는 사람을
주님께서 괜찮다고 하실 리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오늘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인데,
마귀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반대하는 존재이지요.
주님 편에 서지 않으면 주님을 반대하는 사람이고
주님과 함께 모아들이지 않으면 흩어버리는 자라고 주님 말씀하시는데,
그렇다면 나는 어떤 존재인지 오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나의 길, 나의 빛, 나의 생명이신지,
아니면 마귀에게 주님이 아무런 상관이 없으시듯
나에게도 주님은 아무 상관이 없는 길이고, 진리요, 생명이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