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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가을 비가 오려나봅니다.

비 온 후 더욱 가을은 더욱 깊어져 겨울의 문턱에 이르겠지요.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단풍여홍(丹楓餘紅)'이라! 가는 곳마다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이라도 하듯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가을, 단풍, 비, 겨울,...이러한 단어들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이 지구의 자연사물들이야말로 얼마나 끈끈한 관계로 엮어져 있는지...

이 이면에는 태양과 달, 별들, 그리고 공기와 땅, 바람, 낮과 밤...이런 무수한 생명들의 화합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겠지요.

 

더우기 가을 정원이나 숲을 거니노라면

어떤 말이나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무수한 언어들이 경이로운 시나 선율처럼 속삭이는 겁니다.

그리고보면 창조물에 대한 경이로움 자체가 외경스런 기도이겠고요.

 

요즘처럼 새벽 서울 하늘에 총총한 별들을 올려다 보면

많은 생각들이 떠집니다.

저 눈에 보이는 별들 만이 전부가 아니라...'빙상일각'이나 '창해일속'이란 표현보다도 더한

'창공일점(蒼空一點)'이라고 해야 할 그런 느낌 말입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하늘의 별이 1천억개 이상, 아니 몇천억의 은하(銀河)로 이루어져 있다지요!

그리고 우주 창조의 빅뱅이 어림잡아 130억년의 길고 긴 여정끝에

이 티끌같은 지구는 불과 46역년 전에 탄생...!!!

인간이 이 지구에 등장한 건 고작 1-2만년 전이라니,

티끌같은 자신의 존재 외에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것임을 알 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놀랄만한 우주 생명의 신비에 겁도없이 도전장을 들이댄 인간의 교만!

그로인해 급속도로(불과 1-2백년 이래) 인간의 감수성 파괴와 자연질서 교란으로

급기야는 심각한 기후변화, 물이나 자원부족,...등으로 인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구의 생명이 불과 10-20년 밖에 남지않다는 위급 경고의 메시지!)

지구를 화복시킬 여유마져 다급해진 생태위기의 종말론적인 빨간 신호탄!!!

 

그렇습니다.

'남이 다 그렇게 사니까...나도'라는 나태함이 아니라,

지금은 숲 속의 바람 소리에 귀기울여할 때입니다.

도도하고 끝간데 없는 인간 자존으로 버틸 것이 아니라

자연 안에 생생히 계시된 하느님 존재에 겸허히 숙연해야 할 때입니다.

 

성모님의 메시지에도

조만간 지구에 대혼돈이 오면,

그 때 깨어있는 사람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달랑 촛불 하나를 준비해 암흑의 사위를 밝히는 일 뿐이라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

우주- 지구- 나가 하나되는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고

하느님께서 내 안에 계시된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들이

속살거리는 우주의 별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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