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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제가 갖게 된 의문은

교회는 왜 대림 첫날 복음으로 이 얘기를 택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주님을 더 잘 알아보고 더 잘 믿었어야 하는데

이방인이 오히려 주님을 더 잘 알아보고 찾아와 믿으니

주님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도 백부장의 보며

우리의 믿음이 부족함을 뉘우치고 백부장을 본받으라는 얘기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백부장은 진정 주님을 믿었고 그래서 주님을 찾아왔으며,

한 말씀으로 다 되니 주님께서 찾아오실 필요가 없다고까지 믿었으며

무엇보다도 주님을 자기 집에 모실 자격이 없다고까지 겸손하게 믿었습니다.

 

진정 백부장은 두 가지 면에서 우리 믿음의 본보기입니다.

겸손의 믿음과 사랑의 믿음, 두 가지 면에서입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그러니까 백부장은 자기가 소위 점령군의 장교인데

종교도 다른 속국의 예언자에게 “주님”이라고까지 합니다.

다시 말해서 종의 주인인 자기를 예수님의 종으로 낮춥니다.

 

그는 참으로 겸손한 믿음의 본보기이고,

믿음은 겸손에서 비롯되고, 솟아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믿음이 없다면

그것은 겸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적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볼 것은 그의 사랑의 믿음입니다.

그의 사랑의 믿음이란 두 측면입니다.

자기 종에 대한 주인으로서의 사랑이고,

주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종으로서의 믿음입니다.

 

제 생각에 백부장은 자기가 자기 종을 사랑했기에

주님께서도 자기 종을 사랑하실 거라고 믿었습니다.

아니, 자기보다 주님께서 더 사랑하실 거라고 믿었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의심하는 사람은

자기가 누군가를 진정 사랑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자기처럼 남도 사랑치 않을 거라고 믿는 것인데,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은 남도 자기처럼 사랑할 거라고 믿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백부장처럼 잘 믿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나의 사랑을 순수하게 하고 나의 사랑을 믿어야 합니다.

 

왠지 불안해하며 자기 자녀들을 위한 기도를 부탁하는 부모들에게

저는 가끔 이렇게 얘기합니다.

 

하느님을 믿으십니까?

하느님이 사랑이시라는 것을 믿으십니까?

하느님이 당신 아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으십니까?

당신이 당신 자식을 사랑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식을 더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으십니까?

 

그것을 믿으신다면 아무 것도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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