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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14.01.27 06:05

연중 3주 월요일-영의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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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는 더러운 영이 들렸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요즘 영신수련이니 영의 식별이니 하는 것이 유행인 모양입니다.

영의 식별은 자고로 문제가 되어왔고 그래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도 주님의 악령 퇴치를 놓고

주님의 영이 베엘제불이냐 성령이냐의 문제가 대두되었던 거고,

요한의 첫 째 편지에서는 영을 잘 식별하라고 가르치고 있지요.

“사랑하는 여러분, 아무 영이나 다 믿지 말고

그 영이 하느님께 속한 것인지 시험해 보십시오.”

 

신앙과 상관없이 세속을 사는 사람에게는 영의 식별이 아예 문제되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영에 둔감한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는 듯 살지만

조금이라도 영적인 감수성이 있는 사람들은 이 문제가

신앙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저는 여러 차례 성령쇄신 운동을 하는 분들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 안에서 분열이 일어나서 저를 찾아온 경우들인데

악령에 이끌리고 있다고 서로 상대를 비난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 저는 아주 간단하게 식별을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전서 13장에서 말씀하시듯

사랑이 없으면 성령에 이끌린다고 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이것이 참으로 맞는 말이지만 너무 거두절미한 말 같으면

사랑에 가난과 겸손마저 없다면 틀림없이 성령에 의한 것이 아니지요.

 

성 프란치스코도 영의 식별과 관련하여 얘기한 것이 있는데,

육의 영은 온갖 교만과 허영으로 이 세상에서 상급을 얻으려 하는데 비해

주님의 영은 이 세상에서 모욕과 멸시와 단련을 당하기를 원하고

겸손과 인내와 함께 영의 평화를 얻으려고 힘쓰며 무엇보다도

성삼의 거룩한 두려움과 지혜와 사랑을 갈망한다고 얘기합니다.

 

이것을 제 식으로 풀이하면 이렇습니다.

주님의 영은 이 세상의 선들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 하지 않고,

그래서 이 세상 선들에 대해 집착이나 애착을 하지 않는 가난의 영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 낫다는 생각 때문에

자기는 이 세상에서 사람들로부터 온갖 칭찬과 칭송을 받으려 하면서

반대로 이웃은 완전히 무시하고 심지어 하느님마저도 무시하는,

그런 교만을 철저히 경계하는 겸손과 사랑의 영입니다.

 

복음에 더러운 영들이 등장하는데 이 영들은 집착과 애착의 영들입니다.

자기가 애착하는 사람을 떠나지 않고 자기 하수인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그 사람에게서 떠나라고 하면 돼지 안에 들어가서라도

이 세상, 곧 자기가 살던 곳을 떠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과 이 세상 사람들을 더럽게 집착하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악령들은

광야에서 주님을 유혹하던 그 악령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세상의 그 화려한 영예와 권세를 얻으라고 부추기며

그것을 얻으려면 자기에게 절하고 하느님을 섬기지 말라고 합니다.

 

더러운 영이 그저 이 세상을 더럽게 집착하는 것이라면

악령은 자기를 섬기느라 하느님을 무시하고, 하느님과 대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악령은 하느님을 숭배하지 말고 자기에게 숭배하라고 하는 존재며,

자신도 하느님을 섬기며 따르지 않고 자기를 섬기고 숭배하는 존재입니다.

  

악령이 이런 존재임을 생각할 때 탁 떠오르는 존재가 있지 않습니까?

악령이란 게 특별한 어떤 영적 존재가 아니라 혹시 내가 아닐까요?

아니 바로 내가 아닐까요?

 

그러므로 사랑이 없으면,

가난과 겸손이 밑바탕이 되는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더러운 영의 소유자가 되고

심지어 악령의 하수인이 된다는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하루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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