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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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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1634)
작 가 : 렘브란트 (Rembrandt Van Rijin: 1606- 1669)
크 기 : 유화 158X 117Cm
소 재 지 : 러시아 페테르브르크 에레미타쥬 미술관


미술 서적 전문 출판사인 이태리 파이돈(Paidon) 출판사가 최근에 이 주제의 작품들을 모아 출판했는데, 200여 작가의 작품이 있을 만큼 성(聖 )미술에서 이 주제는 아주 중요한 것이기에 많은 작가들이 이 주제를 다루었다.

십자가에 달리신 모습보다 내려진 모습에서 그리스도 죽음의 실상을 더 충격적이고 총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기에 어느 시대이든 이 주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성서에 보면 주님은 십자가에서 조롱을 당하시고(루가: 23, 38), 목마름을 호소하시고(요한 19: 28),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루가 15: 34)라고 절규하시며 비참하게 삶을 마무리 하셨는데,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주님의 모습에서는 이 모든 것이 다 압축되어 있기에 수난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개신교 신자였던 작가는 성화를 그리면서도 교회를 위한 제작은 거의 하지 않았다.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성상거부의 정서가 매우 강했기에 교회를 위해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 주제를 여러 번 그린 것은 작가 이해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시해서 일생 동안 이 주제를 여러 장 그려 지금 독일 뮨헨 고전 미술관과 미국 워싱턴 국립 미술관에도 같은 주제의 작품이 있다. 작가가 일생을 두고 이 주제에 매달린 것은 그의 생애와 너무 깊은 관계가 있다.

성화해설 32번에서 언급한 것처럼 작가는 천부적인 재능과 겹치는 행운으로 작가로서의 대단한 인정을 받으면서 모든 이들이 부러워할 성공 길을 달리는 한편 그의 인간적인 약함과 이해할 수 없는 운명에 의해 일생 동안 여러 시련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성공한 작가로서 많은 수입이 있었으면서도 분수없이 서 자신이 관심 있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사서 수집하는 것에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함으로 경제적 파산 선고를 당하는 사회적 수모를 감내해야 했으며, 상처를 하고 재혼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유명인사 답지 못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 자식들을 모두 어린 나이에 잃어야 했고 마지막으로 건져 키워 대단한 기대를 걸었던 아들 티투스 역시 잃어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기에 빛과 어둠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그의 작품들처럼 그 역시 너무 힘겨운 어떤 때 주님처럼 하느님이 자신을 버린 것 같은 처절한 아픔의 절규를 하며 살아야 했다.

그는 작가로서 자신의 자화상을 많이 그린 작가로도 유명한데, 그의 자화상의 특징은 나이가 들수록 더 없이 어둡고 수심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어둠은 그의 삶에 겪어야 했던 힘겨운 그림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삶에 깃들이는 힘겨운 어두움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descent3.jpg

이 작품은 요한복음 19장 38절에서 41절에 나타나고 있는 내용을 작품화 한 것이다.

숨을 거두신 예수님을 평소 예수님과 친분을 가지며 지냈던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과 니코데모가 위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도움을 받으며 내려 안고 있다.

니코데모는 요한복음 3장에 나타나고 있는 바리사이로서 예수님을 찾아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새 삶을 시작한 구도자의 모델이다.

위에서 내려지는 예수님을 온 몸으로 안고 있는 사람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으로 처참한 죽음을 당한 주님을 위해 자신을 위해 준비했던 무덤을 내놓을 만큼 주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던 사람이었으며, 그 밑에 검은 모자를 쓰고 있는 이가 바로 니코데모 이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 뒤편 사다리 곁에 약간 놀란 표정의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는 순수하고 맑은 사랑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또 많은 사람을 받은 사도 요한이다. 이 사랑하는 사람들 틈에 싸인 주님의 몸은 전통적인 다른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처참한 모습이 아니다.

이마 부분을 자세히 보면 약간의 핏자국이 있지만 , 처참한 죽음을 겪은 시체의 모습이 아니라 너무 밝고 우아하며 생기를 띄고 있다. 죽은 몸이지만 죽음의 그림자 보다 밝은 생명을 보이고 있다.

마치 비발디(A. Vivaldi) 의 “사계”의 겨울 부분 마지막에 나타나고 있는 꽁꽁 얼어붙어 눈 덮힌 아래로 힘찬 물이 흐르고 있는 겨울 시내처럼 죽음의 육신을 통해 밝고 맑은 생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예식에 참석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처참한 죽음 앞에 모인 사람들의 절망과 공포가 아니라 죽은 주님으로부터 비치는 빛을 받아 더 없이 조용하고 침착하면서도 생명에 대한 확신으로 모든 슬픔을 승화시켜 희망을 보이고 있다. 즉 주님의 죽음 앞에서 이들은 죽음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고 생명을 체험하고 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라 오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복음 8, 12)의 말씀이 여기서 재현되고 있다.

니코데모 앞에 등을 보이며 목발을 세워두고 있는 사람은 생전에 예수님으로부터 치유의 은혜를 받은 사람이고 역시 뒷등을 보이고 예수님 발치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은 뒤로 보이는 머리 장식의 화려한 것으로 보아 주님의 도움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성녀 막달레나로서 회개한 삶의 모델이다.

이 역시 아직 어둠에 쌓여 있지만 하나 같이 비참하고 침통한 모습이 아니라 주님 주위에 발산하는 빛을 조용히 응시하며 평안한 모습으로 부활한 생명으로 태어나신 주님을 응시하고 있다.


descent2.jpg

모두 새로운 생명의 경이로움을 지키며 빛 속에서 안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실성할 듯이 침통한 모습을 지으며 주위의 부축을 받고 있는 여인은 성모님이시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주님 죽음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성모님은 이 처참한 순간에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했을 때 예언자 시메온이 했던 말을 상기시킨다. “ 이 아기는 많은 사람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가슴은 예리한 칼에 찔린 듯 아플 것입니다..”( 루가복음 2:33)

성모님의 모성은 신앙으로 아들의 아픔을 승화시키기에는 너무도 강하고 원색적인 것이기에 실성한 듯 보이는 그의 슬픔은 신앙의 부족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처럼 강렬한 모성의 표현이다. 작가는 성모님의 모습에서 인간을 너무 사랑하시는 자비로운 하느님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자기가 창조한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자비로운 하느님의 모습이다.


descent4.jpg

아래 부분에는 예수님의 시신을 처리할 자리가 준비되어 있고 몇 여인이 예수님을 감쌀 수의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도 예루살렘의 주님 무덤 성당에 가면 주님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처리했다는 긴 돌이 놓여 있으며 여기를 순례자들이 입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여인들이 바로 이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자리 역시 빛을 받아 시체를 놓을 을씨년스러운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생명의 자리임을 보이고 있다. 작가는 죽음의 상징인 어둠과 생명의 상징인 빛이라는 두 색조의 적절한 처리로 십자가의 죽음 안에 들어 있는 부활한 생명으로 관객들을 초대하고 있다.


12세기부터 교회 안에 서서히 싹트기 시작한 그리스도의 인성의 강조는 그분 수난의 인간적 고통을 강조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14세기부터 시작되는 현대신심(Devotio moderna)의 영향으로 주님 수난의 고통을 극단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작가는 역사에서 완전히 탈피해서 그분의 죽음 안에 들어 있는 생명의 빛을 보임으로서 부활 신앙의 새로운 차원을 전개했다.


작가는 자신의 약함과 욥처럼 이유를 알 수 없이 당해야 하는 여러 시련과 고통 속에서 십자가의 삶을 살아야 했던 힘겨운 자기 인생의 해답과 희망을 그는 부활 신앙에서 찾기 위해 끊임없이 이 주제에 몰두했다.

그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부활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전통적 표현보다 십자가의 죽음 안에 들어 있는 부활한 생명을 미리 찾아 표현하고자 했다. 십자가의 죽음을 겪어야 부활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의 죽음 안에 이미 부활한 생명의 씨앗이 있음을 그는 믿었기에 힘겨운 삶을 지탱할 수 있었고,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그는 아무도 주문하는 사람도 없고, 성당에 걸 것도 아닌 이 주제의 작품을 계속 그리게 되었다.

작가의 삶은 피상적으로 볼 때 여느 평범한 인간들이 만나야 하는 시행착오의 삶이었으나 이 시행착오의 여정에서 닥치는 고뇌를 이 작품에서처럼 부활한 생명과 연관시켰기에 계속되는 십자가의 삶에서 자기 한탄의 늪이 아닌 밝고 희망에 찬 평화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

성주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부활을 기다린다고 하면서 그리스도의 고통스러운 죽음에 머물기 쉽다. 크리스챤의 십자가 공경은 종교적으로 위장된 자기 학대의 한 형태인 십자가 편집증에 빠질 수 있는데, 작가는 바로 우리에게 이런 감상적 위험에서 해방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주님의 십자가 죽음은 항상 부활의 빛 속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 개신교 신학자 칼 발트의 말처럼 “만약 주님의 아름다움이 십자가의 죽음을 겪지 않는 영광스럽고 승리의 그리스도에게서 찾으려 한다면 항상 헛된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의 슬픔과 고통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감상적 신심의 유치함에 머물기 쉽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오늘도 우리에게 전위적으로 보일 만큼 과감하게 부활신앙의 진수를 자기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인간적으로 보면 작가의 삶은 부활의 빛이 보이지 않는 십자가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어둠의 연속이었으나 이런 부활 신앙이 있었기에 갈수록 더 성숙한 작품을 남기는 작가로서 생명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었고, 이 바탕은 시련의 연속인 작가의 삶과 부활 신앙을 절묘히 접목시킴에 있었다.

지난 세기 유대인으로서 장래가 촉망되던 철학자이며 현상학의 대가인 훗설(E. Husserl)의 수제자인 에디트 슈타인(Edith Stein)이 우연히 소화 데레사 성녀의 자서전을 읽고 개종을 해서 십자가의 베네딕다라는 수도명으로 갈멜 수녀가 되었다.

그의 학자로서의 자질을 인정한 장상은 그에게 십자가 성 요한에 대한 연구를 요청했고, 이것을 하는 과정에서 이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나치에 체포되어 가스 사형실에서 인생을 마치게 되었다.

베네딕다 수녀가 가스 사형실로 끌려가면서 인편에 자기 장상에게 여성으로서 필요한 몇 가지 물품 요청과 함께 자기 근황을 전하면서 그 마지막에 이런 글을 남겼다.

“십자가의 길은 그 길을 걷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길이며 나는 지금 그 길을 걷고 있기에 주님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가스실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은 후 남은 사람들이 폭격 맞은 수녀원 폐허에서 그의 유고를 발견해서 모아 “십자가의 학문”(The science of Cross)라는 책을 발간했다.

성녀의 작품은 미완성이었으나 가스 사형실의 죽음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 렘브란트의 어두운 그림은 가스 사형실의 비참한 죽음에서 십자가가 주는 생명의 의미를 깨닫고 증거한 성녀 십자가의 베네딕다의 삶과 너무도 어울리는 참된 생명의 승리를 알리고 있다.

9년 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그녀를 시성하셨다. 이런 면에서 성주간은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이 아니라 부활을 체험하는 기간이다.


“거룩한 제단이며 제물이시여
수난의 영광보고 하례하오니
생명이 죽음마저 당하셨기에
죽음이 새 생명을 돌려주었네.

유일한 우리희망 십자나무여
수난의 귀한시기 찾아왔으니
열심한 신자에게 은총주시고
죄인의 모든허물 씻어주소서.

임금님 높은깃발 앞장서가니
십자가 깊은신비 빛을발하네
사람을 내신분이 사람되시어
십자가 형틀위에 달려계시네.” (성주간 성무일도 찬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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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향기로 2012.05.02 16:18:27
    귀한 자료 많은 은혜가 됩니다. 신부님께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 ?
    홈페이지 한미 2012.05.02 16:18:27
    이요한신부님 깊이 감사 드려요..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이에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그 맑은 빛을 보며 위로를 받습니다. 신부님, 늘 건강하시길 기도 드립니다(*^_^*)
  • ?
    홈페이지 율리엣타 2012.05.02 16:18:27
    모셔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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