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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4.05.26 00:19

부활 제6주일

조회 수 1481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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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요한 14,15)

 사람이 지닌 기초 권리 중의 하나는 자유일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신분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자유에 반대되는 말에는 구속, 속박 등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졌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구속이라는 단어는,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없는 것을 넘어서서, 나에게 필요한 것마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잘못을 저질러서 감옥에 갇혔거나 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하는 상황들을 볼 수 있습니다.

 구속, 한 마디로, 나의 행동에 한계가 생기는 것인데, 그 한계가 나의 의지, 나의 생각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 의해서, 즉 다른 사람의 뜻, 다른 사람의 생각에 따라 결정되고, 그것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구속의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나의 뜻, 나의 생각에 따라 그 한계 속으로 들어가는 구속도 있습니다.

 남녀가 사랑을 할 때, 소위 말해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속하고 싶어 합니다. 혼자라면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 자유를 포기해가면서까지 다른 사람에게 속하려고 합니다. 휴일 아침 늦게까지 자고 싶은 생각이 있찌만, 다른 사람에게 속하기 위해서, 그를 만나기 위해서, 아침잠을 포기하고 일어납니다.

 부모님이 담배 좀 줄이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이 강요로 들려서 더 반항감이 생기지만, 내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귀고 있는 사람이 그 말을 한다면, 한 번 쯤 더 금연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의 행동에 모순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니 겉으로 보기에는 분명 모순입니다. 똑같은 상황, 내 건강을 걱정하기에 금연에 대해서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부모님이 말씀하시는 상황과 여자 친구가 이야기 하는 상황에서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릅니다.

 갇혀 사는 삶. 수도원에서 사는 삶이 답답하지 않느냐고 사람들은 보통 물어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전례에 참석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수도원으로 돌아와야 하고, 어떤 것을 함에 있어서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삶이 답답해 보입니다. 자유가 침해 되는 삶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적겠지만, 감옥에서의 삶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왜 그 답답함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까요? 무엇이 그들을 수도원에서 살아갈 수 있게, 혹은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일까요?

 가톨릭 신자라면 한 번 쯤 생각하는 것이, 주일 미사에 대한 의무입니다. 주일 미사가 문제가 되기보다는, 주일 미사에 빠졌을 떄, 그것이 죄가 되기에 성체를 모실 수 없고, 고해성사를 봐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주일 미사에 한 번 빠진 사람은, 또 한 번 빠지기 쉽고, 그렇게 되다보면 가톨릭이라는 종교는 신자들에게 의무만 주는, 부담만 안겨주는 종교가 되기 쉽습니다. 왜 가톨릭교회는 주일 미사에 대한 의무 규정을 만들어 놓은 것일까요?

 이 모든 질문의 답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상황에서, 부모님의 말씀이 잔소리가 아니라 진정한 걱정, 사랑에서 나오는 말씀이라고 생각된다면, 부모님이 말씀하셔도 금연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 사랑 때문에 기꺼이 내 선택을 포기할 수 있고, 그 사랑 때문에 기꺼기 내 자유를 포기할 수 있고, 그 사랑 때문에 기꺼이 구속될 수 있습니다. 아니 그것이 구속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가톨릭교회는 신자들에게 주일 미사의 의무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느님을 어떻게 사랑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어려움이 있따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의도적으로라도 하느님과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하느님과 함께 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첫 번째 만남에서 호감을 갖거나 사랑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 만남을 통해서 서로 가까워지고 더 깊은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는 방법을 배우고, 점점 더 깊게 느끼게 될 때, 미사는 더 이상 의무로만 다가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그 분을 만나고, 사랑하는 그 분을 내 안에 모시는, 그렇게 사랑하는 그 분과 하나 되는 그런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매주 미사가 부담스러우시더라도, 조금씩 그분께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하면서, 그분과의 더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면서 참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될 때, 계명은 의무가 아닌 사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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