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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그리고 오늘 복음을 읽으며 언뜻 드는 느낌은

주님은 하늘로, 제자들은 세상으로 각기 뿔뿔이 흩어지는 듯하고,

중심이신 주님을 잃고 제자 공동체가 풍비박산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주님께서는 하늘로 오르시면서 제자들에게 가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너희는 가서라고 주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오늘의 축일은 주님 승천 축일이기도 하지만

제자들의 출세간 축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본래 출세간出世間이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세속을 떠남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깨달음을 위해 떠난 세상을 깨달아야 할 사람,

다시 말해서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을 위해 다시 찾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오늘 사도행전에서 하늘로 오르시는 주님을 보고 있는 제자들에게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고 천사가 말한 것도

옛날 불도를 닦거나 무술을 연마하던 제자가 배울 것을 다 배우면

하산하여 세상으로 나아간 것과 같이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자들이나 우리나 하늘을 쳐다봐야 하는 사람이 아닙니까?

우리가 주님이 계신 하느님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것도 우리가 세상을 너무도 사랑하여 그런 거라면 어찌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세상 번뇌에 쌓인 사람이 깨달음을 위해 산으로 들어가듯

우리도 오히려 이 세상을 떠나야 하고 하늘을 바라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뜻에서 오늘 미사 감사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머리이신 주님께서 계신 곳을 지체인 우리도 따라가나이다.”

바늘 가는데 실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바오로 사도 또한 콜로사이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 편에 앉아계십니다.”

 

사실 하늘에 이미 올랐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고,

게다가 이 세상사는 동안 하늘에 올라갈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세상사는 동안 위를 보는 것과 옆을 보는 것,

위로 올라가는 것과 세상에로 나가는 것을 병행해야 합니다.

 

그러니 왜 하늘을 보고 있느냐는 지금 번역보다

왜 하늘 보고 있느냐는 옛날 번역이 의미상으로 더 적절합니다.

 

사실 주님도 이 세상을 떠나 하늘로 오르시지만 입 싹 닦고 계시지 않고

세상 끝날 때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를 버려두고 떠나신 것이 아니고

우리를 남겨두고 떠나신 것입니다.

우리를 이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신 것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당신 사랑을 남겨두고 떠나신 것이고,

우리에게 당신 사랑이신 성령을 남겨두고 떠나신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이 하늘에 계시면서 동시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처럼

우리도 하늘을 늘 바라보면서 동시에 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으로 나아가긴 하지만

나아가기에 충분하기에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우리는 세상으로 나가기에 자격도 없고 나가는 것이 두렵지만

그래서 나 자신의 회개를 위해 은수자처럼 살고 싶지만

주님께서 가라시니 가는 것이고 위임 받아 가는 것이며,

오늘 주님 말씀대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겸손하게 가고 주님 이름에 먹칠치 말아야 함은 당연합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겸손하다면 나를 내세우지 않을뿐더러

무엇을 할 때 내 힘에 의지하지 않고 하느님 힘에 의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축일 지내는 우리는 앞으로 두 가지로 행동하도록 합시다.

우리의 기도는 하늘로 향하고

우리의 사랑은 세상으로 향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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